편의점 CU가 금융사 제휴 적금 상품을 내놨다. 최고금리는 연 6%로 짠테크족(族)을 정조준했다. 고금리 적금에 가입하려는 소비자들을 자사 모바일 앱으로 끌어들이는 효과를 노린 유통사와 편의점 주 이용연령층인 2030세대 젊은층으로 고객층을 확대하려는 금융사의 전략이 맞아떨어진 결과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22일 페퍼저축은행과 손잡고 6개월 만기 ‘페퍼스 제휴 적금 위드 CU’를 출시했다고 발표했다. 최고 금리는 연 6%다. 기본금리 연 5.5%에 마케팅 수신에 동의하면 0.5%의 우대금리가 가산된다. 거기에 추가로 연 1%에 해당하는 이자가 매달 CU포인트로 지급된다. 월 최대 한도인 30만원씩 매달 납입할 경우 월 875포인트씩 포인트가 적립된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월 납입 금액만큼 CU 포인트가 선분할 추가 지급되기 때문에 사실상 최대 연 7%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BGF리테일은 고금리 적금 상품을 통한 모바일 앱 활성화를 정조준했다. 적금에 가입하기 위해선 ‘포켓CU’ 앱을 깔아 쿠폰을 발급받아야 한다. 발급받은 쿠폰의 번호를 페퍼저축은행 앱에 입력하면 가입이 완료된다. 현재 포캣CU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약 400만명이다. 지난해 4월 앱 개편 이후 신규 가입자는 2배 이상 늘어나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 고금리 적금 가입을 위해선 포켓CU 앱을 깔아야하는 만큼 이 속도를 끌어올리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편의점이 금융사랑 손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더 나아가 아예 은행과 공동 점포를 운영하는 곳들도 크게 늘고 있다. GS리테일은 지난 2021년부터 신한은행과 손잡고 협업 매장을 열고 있다. 편의점 내부에 신한은행의 화상 상담창구, 스마트 키오스크 등을 설치하는 방식이다. 지금까지 전국 3군데의 제휴 혁신점포가 문을 열었다. CU는 하나은행과 손잡았다. CU는 2021년 서울 마천동에 하나은행 제휴 점포를 열었다. 이밖에도 세븐일레븐은 경남은행과 손을 잡고 경남 창원시에 제휴 점포를 열었고, 이마트24는 국민은행과 손잡고 충북 청주시에 제휴 점포를 열었다.
유통사와 금융사 간 이종결합은 양측의 서로 다른 니즈(수요)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편의점 업계는 경쟁사들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점포 차별화를 꾀하는 전략으로 접근했다. 모바일 앱 활성화를 통한 온·오프라인의 결합(O4O) 전략 강화도 원인이다. 금융사들은 편의점과의 제휴를 통해 편의점의 주 이용층인 2030세대를 끌어들일 수 있다. 디지털 전환을 위해 영업점을 줄여나가고 있는 금융사 입장에선 편의점과의 제휴가 접근성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존 영업점들이 문을 닫고 있는 가운데 가장 접근성이 좋은 유통채널인 편의점과의 제휴에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