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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버핏’으로 불리는 빌 애크먼이 1분기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에 1조5000억원을 투자했다. 챗GPT 돌풍으로 월가에서 인공지능(AI) 수혜주 찾기가 한창인 가운데 애크먼은 구글을 선택한 것이다.
애크먼이 이끄는 헤지펀드 퍼싱스퀘어캐피털이 지난 15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1분기 말 주식 보유 현황 공시(13F)에 따르면 이 회사는 1분기에 약 11억달러(1조4688억원)어치 알파벳 지분을 매입했다. 보통주인 ‘알파벳 클래스A’를 220만 주, 우선주인 ‘알파벳 클래스C’를 810만 주 담았다.
미국 투자 전문매체 배런스는 “퍼싱스퀘어캐피털이 의결권 없는 우선주를 더 많이 매입한 것은 이번 지분 취득이 이사회를 압박하려는 심각한 움직임이 아니라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애크먼은 AI 투자 열기와 은행 위기 속에서도 견고한 주가 상승세를 보인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에 주목한 것으로 분석된다. 알파벳은 연초부터 지금까지 주가가 약 32% 상승했다. 구글은 AI 서비스를 주 수익사업인 광고부터 클라우드, 안드로이드의 각종 서비스에 활용해 사업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취지다.
AI 기술 관련주에 대한 월가의 전망은 밝은 편이다. 벤 스나이더 골드만삭스 수석전략가는 18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10년 동안 AI는 생산성을 매년 1.5%씩 향상하고, S&P500 기업 수익을 30% 이상 증가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애크먼은 올해 1분기 △로스컴퍼니 -3.89% △힐튼월드와이드 -1.61% △치폴레멕시칸그릴 -0.25% 등 일부 기업에 대해선 전 분기보다 보유 지분을 줄였다. 레스토랑 브랜즈 인터내셔널의 지분은 유지했다.
애크먼은 2015년 헤지펀드 매니저로 업계에 발을 들인 뒤 행동주의 투자자로 이름을 알렸다. 특정 기업 지분을 공격적으로 확보해 의결권을 확보한 뒤 경영방식을 뿌리째 바꾸고 손실을 줄여 재매각하는 방식이다. 포브스는 이런 애크먼을 ‘리틀 버핏’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애크먼은 세계 최고의 투자자 중 한 명으로 꼽히지만 그의 포트폴리오 수익률이 늘 높았던 것은 아니다. 퍼싱스퀘어캐피털은 지난해 넷플릭스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보기도 했다. 퍼싱스퀘어캐피털은 1월 넷플릭스 주식을 대거 매입했지만 가입자 감소 충격으로 주가가 폭락하자 3개월 만에 ‘손절’했다. 당시 손실 규모는 4억3000만달러 이상으로 추정된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