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힘, 보이지 않는 힘인 문화와 예술이 한국의 새로운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반기문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반기문재단’ 이사장은 19일 서울 을지로 페럼타워에서 세계문화예술교육주간을 맞이해 열린 ‘제2회 미래 문화예술교육포럼’에 참석해 “인공지능(AI), 챗GPT 등 첨단 기술의 발전은 위기인 동시에 변화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 이사장은 “디지털 시대의 기회를 포착해 미래 기술에 대한 성찰과 이니셔티브를 촉진하기 위해 문화예술교육의 역할과 방법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참석한 전문가들은 AI 발전이 빠르게 이뤄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염려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철학과)는 기조발표에서 “문명은 질문이 만들어내는 것이고, 대답의 결과에서 나온 것은 하나도 없다”며 “질문을 하는 인간이 중요할 뿐 이미 알려진 지식을 그대로 뱉어내는 챗GPT는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아직 펼쳐지지 않은 (AI의) 미래를 과거에 익숙한 문법으로 대하면서 문명 진화의 발목을 잡아선 안 된다”고 했다.
참가자들은 새로운 기술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 교육이 달라져야 한다는 데 모두 의견을 같이했다. 배순민 KT융합기술원 AI2XL 연구소장은 “콘텐츠 창작과 공유 방식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며 “창작에 대한 교육과 생태계도 이에 맞게 진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제영 이화여대 미래교육연구소장은 미래 인재에게 필요한 핵심역량인 ‘6C’를 키워야 한다고 꼽았다. 그가 거론한 ‘6C’는 개념적 지식, 창의성, 비판적 사고, 컴퓨팅 사고, 융합역량, 인성이다.
새로운 가치 체계를 받아들일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됐다. 민세희 경기콘텐츠진흥원장은 “창작 환경에서 AI 사용성이 높아지면서 정보에 얼마나 잘 접근하는지가 창작 결과의 격차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사람들이 AI 발전이 가져온 창작의 변화를 잘 활용한다면 새로운 영역에 도전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