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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헤지펀드 운용사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트 설립자인 레이 달리오가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한도를 높이는 쪽으로 협상이 타결될 경우 장기적으로 “재앙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투자의 대가’로 불리는 달리오는 18일(현지시간) SNS 플랫폼 링크트인에 올린 글에서 “행정부와 의회는 과거에 반복적으로 그래왔듯 이번에도 부채한도를 늘릴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 부채와 관련해 실질적인 한도가 없는 셈으로, 결국 재정 파탄이 초래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 사람이 소득 수준 이상의 돈을 지출하고 이를 빚으로 충당하는 건 일견 쉽고 즐거운 일이지만, 지속 가능하지 않다”면서 “벌어들인 돈보다 빚이 빠른 속도로 늘면 실효적인 수준의 이자를 제때 갚는 것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부채 규모가 급속도로 늘어난 상황에서 중앙은행은 딜레마에 놓이게 된다. 채권의 수급 조절을 위해 기준금리를 높이면 채무자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돈을 찍어내 채권을 직접 사들이면 인플레이션이 초래됨과 동시에 채권 매도 수요를 촉발해 수급 불균형이 더욱 심화한다.
달리오는 어떤 경우에서든 ‘부채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그는 “우리가 목도한 은행 위기처럼, 이번에는 정부가 파산하는 결과가 초래 것”이라며 “국채 발행량이 수요량보다 많아지는 ‘티핑 포인트(변환점)’가 이미 가까워지고 있다”고 짚었다.
그렇다고 해서 부채한도를 늘리지 않을 경우 연방정부의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발생하고, “재정적 혼란과 사회적 격변”이 수반될 것이라고 달리오는 언급했다. 그는 “조 바이든 행정부와 공화당은 디폴트가 발생하도록 내버려 두진 않을 것”이라며 “디폴트가 발생하더라도, 이른 시일 내로 해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달리오는 과거 78차례 반복해 온 것처럼 이번에도 ‘쉬운(부채한도 상향)’ 결론을 내려버리는 건 근본적인 문제 해결법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충분히 시간을 갖고 만들어진 초당적인 계획을 통해 구조적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며 “양당의 ‘현명한’ 온건파들이 극단주의자들과 싸워 이길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편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은 이날 의회의사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르면 다음 주 중 부채한도 상향 여부 결정을 위한 하원 투표가 열릴 수 있다”며 “합의에 도달하는 길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일주일 전과 오늘을 비교하면 상황이 훨씬 개선됐다”며 “모든 배경지식을 갖춘 사람들이 매우 전문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논의하는 중”이라고 부연했다.
그간 부채한도 상향 문제와 관련해 비관적인 입장을 고수해 왔던 매카시 의장의 입장 변화에 협상 타결 기대감이 한층 커졌다. 이를 반영해 뉴욕증시에서 3대 지수가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특히 S&P500지수는 전장보다 39.28포인트(0.94%) 오른 4198.05에 거래를 마쳤는데, 상승 폭은 지난해 8월 이후 최고치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