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10배 빠른 5G로 배터리프리 구현"…中 선전 본사 가보니

입력 2023-05-19 11:40
수정 2023-05-20 01:26

화웨이가 5세대(5G) 통신보다 10배 빠른 5.5G 서비스를 2025년부터 시작한다. 전원 없이도 1000억 개 이상의 사물을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초연결 세상을 만들기 위한 필수 인프라다.

지난 16일 방문한 중국 선전 화웨이 본사의 다윈홀엔 ‘디지털로 연결된 지능형 세상’이란 화웨이의 비전을 담은 정보기술(IT) 기기와 조형물 등이 곳곳에 전시돼 있었다. 미래의 모습이 아니라 스마트 항구 등 실제 현실을 보여주는 전시물들이다.

화웨이는 초연결 세상을 만들기 위해 5.5G를 준비 중이다. 5.5G는 5G 통신기술을 업그레이드한 것으로, 별개 주파수를 할당받는 공식적 차세대 통신기술은 아니다. 기존 5G보다 더 빠른 통신 속도를 제공하는 게 장점이다.

화웨이는 지난해 5.5G 등 기술 개발을 위해 매출의 25%에 달하는 1615억위안(약 30조4000억원)을 연구개발(R&D)에 투입했다. 화웨이 관계자는 “통신기술이 10년을 주기로 진화한 것을 고려할 때 2030년엔 6G가 실현될 것”이라며 “화웨이는 과도기인 2025년에 5.5G를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5.5G가 상용화되면 각 기기의 전원 연결이나 배터리 없이도 모든 사물을 연결할 수 있다는 게 화웨이의 설명이다. 지금의 5G 통신 환경에선 전원이나 배터리가 필수다. 예를 들어 애플의 분실물 추적장치인 에어태그는 블루투스 기술을 이용해 물체를 추적하는데, 내장된 배터리로 작동한다. 배터리가 수명을 다하면 교체해줘야 한다.

5.5G 통신 환경이 구축되면 전자기기가 배터리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5G보다 통신 속도가 빨라 통신 지연으로 인한 전력 소모가 없기 때문이다. 화웨이의 5.5G 다운링크 속도는 10Gbps(초당 10기가비트)로, 5G(1Gbps)보다 10배 빠르다.

화웨이 관계자는 “교통카드나 마트 도난방지용 태그에 사용되는 전자태그(RFID)와 같은 기술을 훨씬 넓은 범위에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웨이는 5.5G 도입에 앞서 5G 기술을 다양한 산업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2021년 10월 문을 연 스마트항만인 중국 톈진항이 대표적이다. 기존 통신기술로는 항만에서 컨테이너를 들어 옮기는 거대한 크레인은 사람이 올라가 조종해야만 했다. 현재 톈진항에선 화웨이의 5G 기술로 10㎞ 밖 사무실에서 지연 없이 이 크레인을 조종할 수 있다. 톈진항 개항과 함께 화웨이는 세관 및 항만 담당 부서를 신설, 스마트 항만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 정부도 5G 확산에 힘쓰고 있다. 한국의 5G 가입자 비중은 60%(스마트폰 기준)에 그치는데 중국은 80% 수준이다. 중국의 5G 누적 가입자는 9억 명에 달한다. 화웨이 관계자는 “세계 5G 기지국이 250만여 개인데, 이 중 200만 개가 중국에 있다”고 했다.

선전=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