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돈 450억"…경찰, 유튜브까지 운영한 불법도박 사이트 일당 검거

입력 2023-05-18 16:23
수정 2023-05-18 16:25

유튜브로 불법 도박 장면을 생중계하면서 불법 도박사이트 회원을 모집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이 회원들로부터 끌어모은 ‘판돈’만 수백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도박사이트 운영자 등 나머지 공범들에 대한 수사를 이어 나갈 방침이다.

18일 서울 마포경찰서는 유튜브서 불법 도박 장면을 중계하면서 불법 도박사이트 회원가입을 유도하는 등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에 가담한 일당 9명을 도박 공간개설 혐의로 검거하고 총책 전모 씨(27) 등 4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인천 부평구 오피스텔에 사무실을 차린 뒤 지난해 6월부터 유튜브 채널 33곳에서 자신들이 직접 바카라 도박을 하는 장면을 실시간으로 내보내며 시청자들을 끌어모았다. 이어 유튜브 채팅창에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주소를 올려 시청자를 들어오게 한 뒤 도박사이트의 주소와 함께 추천인 코드를 보내는 방식으로 회원가입을 유도했다. 이들이 운영한 전체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 수는 총 23만여명에 달했다.

회원들은 바카라 한 판에 최대 1000만원까지 베팅하며 도박에 참여했다. 경찰이 이날까지 확인한 불법 도박사이트 회원 가입자 수는 약 1500명이다. 지난해 8월부터 지난달 초까지 약 8개월간 회원들이 불법 도박 계좌에 입금한 금액은 약 450억원에 달한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 도박에 참여한 것 자체만으로도 범죄에 해당한다”며 “도박 참가자들도 그 횟수와 금액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고 했다.

지난 3월 관련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지난달 부평구 사무실과 자택 등지에서 이들을 검거했다. 일당은 경찰 수사를 피하기 위해 타인 명의의 유튜브 채널을 매수하고 2~3개월마다 사무실을 옮겨 다닌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범죄 수익 은닉을 막기 위해 사무실 임대차보증금 등 약 1억원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을 신청해 법원으로부터 인용 결정을 받았으며 이들이 보유하고 있던 현금 6350만원도 압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도박사이트 운영진 등 나머지 공범에 대한 수사도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