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로 예정된 대만 총통 선거 후보가 확정됐다. 대만해협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신임 총통의 정치·외교 전략이 국제정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제1야당인 국민당은 전날 허우유이 신베이 시장을 16대 총통 선거 후보로 지명했다. 허우 시장은 후보 지명 후 "우리가 정권 교체를 원한다면 파괴적인 변화의 결심을 해야 한다"며 "선거에 나서려면 국민에게 희망을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우 시장과 경합한 궈타이밍 폭스콘 창업자는 허우 시장에게 축하의 뜻을 전한 뒤 "최대한의 노력으로 허우 후보의 승리를 지원하겠다"고 밝히며 무소속 출마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궈타이밍은 2020년 15대 총통 선거 당시에도 국민당 경선에 나가 2위에 그쳤다.
대만 민중당도 중앙위원회를 열고 커원저 주석을 총통 선거 후보로 지명했다. 앞서 집권당인 민진당은 지난달 중순 라이칭더 부총통을 총통선거 후보로 지명했다.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라이칭더 민진당 후보가 3자 구도에서 우세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국민당과 민중당 간의 야권 후보 단일화 추진 여부도 주목된다.
대만의 총통은 4년 중임제로, 2016년(14대), 2020년(15대) 선거에서 승리한 차이잉원 총통(민진당)은 이번에 출마할 수 없다. 차기인 16대 총통 선거는 내년 1월13일 입법원 선거와 함께 치러지며, 당선인은 내년 5월20일 차이 총통의 자리를 승계한다.
대만에선 국민당이 50여년 집권한 다음 2000년 민진당이, 2008년 국민당이, 2016년 다시 민진당이 대권을 가져갔다. 내년 선거에선 양안 관계와 미국, 중국 등 해외 변수가 주요 이슈가 될 전망이다.
민진당은 독립 대만을, 국민당은 본토 통일을 기치로 내걸고 있다. 국제관계에선 민진당이 친미반중, 국민당이 친중반미 성향을 보인다. 2020년 총통 선거에선 중국의 '홍콩의 중국화' 정책에 대한 대만 국민의 반감이 차이 총통 승리에 일조했다는 진단이다. 최근에는 대만해협 무력 충돌 가능성이 커지자 양안관계 안정을 내세운 국민당에 대한 지지가 올라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