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주주의 주주권 행사로 기업 의사결정 과정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발휘하는 사례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증권가에선 '영업이익 적자가 지속되고 주가가 부진하며 배당이 없는' 곳이 소수주주들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 가능성이 있는 기업들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18일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소수주주가 주주총회에 안건을 직접 제안하는 주주제안도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의 사례"라며 "이사와 감사의 선임에 대한 안건의 경우 가결률이 높았다. 소수주주의 공개 주주서한, 주주제안 등이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아이디어를 투자에 접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소수주주 주주권 행사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을 공유했다. 지난 10일 종가 기준 코스피 3개월, 6개월, 12개월 수익률은 각각 6.5%, 17%, -2.9%다. 국내 상장사 중 △각 기간별 수익률이 코스피를 모두 밑돌고 △재작년과 작년 영업이익이 2년 연속으로 감소했으며 △최근 3년간 모두 배당을 지급하지 않은 기업들이다.
해당 목록에는 에스디생명공학, 이스타코, 블레이드 Ent, 상상인인더스트리, 메디콕스, 뉴지랩파마, 드래곤플라이, 마니커에프앤지, 룽투코리아, 압타머사이언스, 조광 ILI, 아센디오, 지니너스, 키네마스터, 버킷스튜디오, 국일제지, 지어소프트, 그린플러스, 래몽래인, 한컴라이프케어, 위메이드플레이, 퓨쳐켐, 엔피, 덱스터, 자이언트스텝, 펄어비스, 현대바이오, 일동제약, 일진하이솔루스, HLB생명과학, 두산퓨얼셀 등이 담겼다.
최 연구원은 "이들 기업은 부진한 경영성과와 주가 하락, 무배당 등 소수주주의 경영진에 대한 불만이 높을 수 있다.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행동주의 펀드의 타깃이 될 수도 있고, 주주제안을 통해 기존 경영진이 책임을 추궁받을 수도 있다"면서 "행동주의 펀드 등 적극적인 소수주주권 행사가 반드시 단기적인 주가 상승을 유발하는 건 아니지만 기업의 경영활동에 관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소수주주 의견이 충분히 고려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장기적으로 기업가치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