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 달여간의 잠행을 깨고 군사정찰위성 1호기 발사 준비 현장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김정은은 ‘차후 행동계획’을 승인했다. 위성을 발사체에 탑재하고 발사할 계획인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17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전날 ‘비상설위성발사준비위원회’ 사업을 현지 지도하고 위원회의 ‘차후 행동계획’을 승인했다. 김정은은 현장에서 딸 주애와 함께 조립 상태 점검과 우주 환경시험을 마치고 탑재 준비가 완료된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살펴봤다. 조선중앙통신은 군사정찰위성 1호기 발사 사업이 마무리를 뜻하는 ‘결속’ 단계라고 전했다.
김정은은 “미제와 남조선 괴뢰 악당들의 반공화국 대결 책동이 발악적으로 가증될수록 이를 철저히 억제하고 국가를 수호하기 위한 우리의 주권과 정당방위권은 더욱 당당히 더욱 공세적으로 행사될 것”이라며 군사정찰위성 보유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김정은의 공개 활동은 지난달 18일 국가우주개발국을 방문해 군사정찰위성 ‘제작 완성’을 선언한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19~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사흘 앞둔 시점이기도 하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은 이번 정찰위성 발사 성공이 향후 위성의 계속 발사 여부 및 김정은 국방분야 치적과도 연결되기 때문에 자신들의 일정에 맞게 작업할 것이며 G7 정상회의 등 국제사회의 움직임에는 큰 영향을 받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G7 등에서 대북 강경 입장 등이 발표될 경우 발사 시점을 앞당길 수는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군사정찰위성은 북한이 2021년 1월 8차 당대회에서 확정한 ‘5대 국방 과업’ 중 하나다. 북한이 발사에 성공하면 핵무기 운용 능력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한·미의 압도적인 정찰 능력에 비해 열악한 북한 정찰 능력을 극복하려는 목적”이라며 “정찰위성을 통해 전술핵·전략핵 운용에서의 정확성, 정밀도, 관측 능력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