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배우 조니 뎁이 칸 영화제에 참석한 것을 두고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조니 뎁은 16일(현지시간) 오후 7시 프랑스 남부 도시 칸 뤼미에르 극장에서 개막한 제76회 칸 영화제에서 개막작으로 선정된 영화 '잔 뒤 바리'의 주연 배우로 레드카펫을 밟았다. 특히 조니 뎁의 칸 영화제 참석은 전처 앰버 허드와 가정폭력과 관련된 논란이 불거진 후 첫 공식 행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잔 뒤 바리'는 프랑스 왕 루이 15세와 그의 연인 잔 뒤 바리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조니 뎁은 주인공 루이 15세 역을 맡았다.
조니 뎁은 앞서 영화 '신비한 동물사전' 시리즈에 출연할 예정이었지만, 앰버 허드와 소송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으로 비판받고 하차했다. '잔 뒤 바리'는 그의 3년 만의 복귀작이다.
앰버 허드와 조니 뎁은 2011년 영화 '럼 다이어리'를 찍으면서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 앰버 허드와 만나면서 조니 뎁은 14년 동안 사실혼 관계로 1남 1녀를 뒀던 바네사 파라디와 헤어졌다.
2015년 2월 조니 뎁 소유 섬에서 초호화 결혼식을 치른 두 사람은 15개월 만에 앰버 허드가 조니 뎁을 가정폭력 혐의로 고소하면서 파경을 맞았다.
조니 뎁은 앰버 허드의 주장에 반박했지만, 법원은 앰버 허드의 손을 들어줬다. 결국 2016년 8월 합의 이혼하면서 조니 뎁은 앰버 허드에게 약 77억원 상당의 위자료를 줬다. 앰버 허드는 이를 아동병원에 기부했다.
이혼 후에도 앰버 허드는 조니 뎁으로부터 성폭행당했다고 주장했고, 조니 뎁은 거짓된 주장으로 자신의 커리어가 망가졌다면서 앰버 허드를 상대로 5000만달러(한화 약 614억원)를 배상하라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앰버 허드는 조니 뎁을 상대로 1억달러(1227억원) 맞소송했다.
두 사람의 재판은 생중계됐고, 앰버 허드의 변호인은 "조니 뎁이 2015년 3월 호주에서 앰버 허드를 성폭행했다"며 "엑스터시를 복용하고, 폭력적으로 변해 술병을 던지고 주먹으로 때리고 성폭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니 뎁 측은 앰버 허드 측의 주장을 "거짓"이라고 반박하면서 "피해자로 연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명예훼손 소송에서는 재판부가 조니 뎁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해 6월 조니 뎁에게 13억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내려졌고, 앰버 허드가 항소를 철회하면서 소송이 종료됐다.
조니 뎁 주연의 '잔 뒤 바리'가 칸 개막작으로 선정된 후 논란이 불거졌다. 영화 '타오르는 여인'에 출연한 배우 아델 에넬은 "칸 영화제가 성폭력범들을 축하한다"라고 꼬집었다. 앞서 칸 영화제는 2002년 아동 성범죄 혐의로 논란을 빚은 로만 폴란스키 감독에게 황금종려상을 수여해 비판받은 바 있다.
이에 개막을 하루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은 기자들에게 "칸이 정말 성폭행범들의 축제라고 생각하냐"고 물으며 "만약 조니 뎁이 연기를 금지당했거나 영화 공개가 금지됐다면 여기서 '잔 뒤 바리' 이야기를 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생각의 자유와 법적 테두리 안에서 표현과 행동의 자유가 우리의 규칙"이라고 해명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