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오 "公기관들과 제휴" 거짓 홍보…공정위 "표시·광고법 위반에 해당"

입력 2023-05-16 18:20
수정 2023-05-17 15:58
유명 결혼정보업체 듀오가 제휴를 맺지 않은 공공기관과 “제휴했다”고 속여 회사를 홍보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제휴 기관 중엔 통폐합으로 사라진 공공기관도 포함돼 있었다.

16일 듀오와 공공기관 등에 따르면 듀오가 인터넷 홈페이지에 제휴 파트너로 소개한 공공기관 14곳 가운데 13곳이 제휴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듀오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공공기관과 제휴했다고 소개하고 있지만 한국전력 외엔 제휴한 사실이 없었다.

듀오는 없어진 공공기관과도 제휴 관계인 것처럼 홍보했다. 제휴사로 홍보한 한국광물자원공사는 한국광해관리공단과 통폐합돼 2021년부터 한국광해광업공단으로 운영되고 있다.

업계에선 듀오가 ‘안정적인 직장’이란 이미지를 가진 공공기관에서 근무하는 회원이 다수 있는 것처럼 과장해 고객을 끌어모으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정 기관 가입자가 늘어나면 일반 고객 사이에서 ‘신뢰할 수 있는 결혼 상대가 많다’며 평판이 좋아진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결혼정보업체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어느 기관·단체와 제휴했는지 면밀히 따져본다”며 “공공기관은 가장 등급이 높은 직장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결혼정보업체와 제휴하면 해당 기관 임직원의 가입비나 수수료를 할인해준다. 듀오와 제휴한 한전 관계자는 “듀오가 가입비를 10% 할인해주기 때문에 직원들이 여러 결혼정보업체 중 듀오를 먼저 찾는 편”이라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듀오의 거짓 제휴 홍보와 관련해 사실관계 조사에 나섰다. 공정위 관계자는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거짓·과장 광고 행위)에 해당한다”며 “이를 통해 부당 이득을 얻었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수 공공기관과 제휴했는지에 대해 듀오 관계자는 “제휴사 정보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답변했다.

이와 별개로 가입 회원에게만 이용 요금을 공개한 것도 법률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듀오 홈페이지에선 회원 가입을 하지 않으면 가입비 등을 확인할 수 없다. 결혼중개업 관리에 관한 법률 제8조에 따르면 결혼중개업자는 이용자가 수수료나 회비 등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해야 한다. 여성가족부는 “해당 조문의 ‘이용자’가 국민 일반이라는 취지로 유권해석한 바 있다”며 “가입 여부와 관계없이 국민 일반이 요금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듀오 측은 제휴 문제에 대해 "지난해 8월 해당 공공기관들의 노동조합이 소속된 '강원 혁신도시 이전기관 노동조합 협의회'와 업무협약을 맺었기 때문에 그와 같이 홍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용 요금 역시 "지난 2월부터 관련 정보를 회원가입 필요없이 공개하고 있다"고 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