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와 고물가가 한국인들의 앱 사용 실태를 바꿨다. 지난 6개월 간 국내에서 공동구매, 저가 커피, 편의점 등 실속 소비형 앱 설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NHN데이터는 국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이용자 약 2800만명을 대상으로 16개 업종의 앱 설치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16일 공개했다. 이 업체는 6개월 간격을 두고 지난 10월과 지난달의 앱 설치 수를 비교했다.
쇼핑 업종에선 설치수 증가율 상위 앱 8개 중 5개가 ‘올웨이즈’, ‘떠리몰’, ‘미스할인’ 등의 공동구매 앱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웨이즈는 6개월 새 앱 설치 건수가 2배 이상으로 뛰며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중국 쇼핑앱인 알리익스프레스는 같은 기간 설치 건수가 54% 늘었다.
식품·배달 부문에서도 실속 소비 현상이 뚜렷했다. 저가 커피 브랜드인 ‘더벤티’의 앱 설치 건수는 6개월 새 65% 늘어 카페 앱 중 이 증가율이 가장 컸다. 매머드오더(37.8%), ‘컴포즈(33.2%), 메가MGC커피(22,3%) 등 다른 저가 커피 브랜드 앱들도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편의점 앱 이용 증가세도 뚜렷했다. GS리테일의 앱인 ‘우리동네GS’는 식품·배달 부문 앱의 설치 건수 순위가 지난 10월 13위에서 지난달 9위로 올랐다. 음식배달 앱인 ‘배달의민족’은 설치 건수 약 1300만건으로 지난 10월에 이어 1위 자리를 지켰다.
소액을 쪼개 투자하는 ‘짠테크’ 열풍도 확인됐다. ‘카사’, ‘리치고’, ‘소유’ 등 부동산 조각투자 앱 5개의 설치 건수 합계는 지난 10월보다 16.2% 늘었다. 금융권의 앱 통합 여파도 통계로 드러났다. 삼성금융의 ‘모니모’, KB금융의 ‘KB페이’, 하나금융의 ‘원큐페이’ 등 이들 금융 앱의 설치 수 증가율은 모두 30%를 웃돌았다.
NHN데이터 관계자는 “이번 상반기엔 고물가 여파로 소비 절약형 앱 설치가 급증했다”며 “‘타오바오’, ‘알리익스프레스’ 등 중국 직접구매형 쇼핑앱이 3040 세대 위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특징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