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찾은 경남 창원국가산업단지 내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 원자로 4베이 공장. 길이 395m, 폭이 35m인 공장 안에는 1000t을 끌어 올릴 수 있는 노란색 크레인들이 바삐 움직였다. 약 433t인 원자로 주기기를 수직과 수평으로 움직이는 시설이다. 이곳에선 2017년 중단된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제작이 올해 3월부터 이뤄지고 있다. 이 공장의 면적은 여의도의 1.5배에 달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 공장에서 1000㎿의 대형 원자로를 생산하고 있다. 내년 2월부터는 300㎿ 이하의 출력을 내는 소형모듈원전(SMR)도 만들어진다. 지난해 세계 1위 SMR 기업 미국 뉴스케일파워와 손을 잡은 데 따른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추가 수주에 맞춰 별도로 SMR 공장을 신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창원공장에서 핵분열을 통해 열을 만드는 원자로, 발생한 열로 증기를 생산하는 증기발생기, 증기로 전력을 생산하는 터빈 발전기 등 주요 기자재를 제조하고 있다. 국내 유일의 원전 주기기 제작업체인 이 회사는 협력사와 함께 총 34기의 원자로와 124기의 증기발생기를 국내외에 공급했다.
현재 공장의 생산 라인은 20~30% 정도만 채워진 상태다. 이동현 원자력공장 공장장은 “올해 3월부터 신한울 3호기를 시작으로 주요 기자재 제작이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2025년엔 공장 내부가 100% 채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인 해상풍력발전기도 제작되고 있다. 해당 공장에선 바람 에너지를 회전 에너지로 전환하는 블레이드(회전날개), 블레이드로부터 전달된 회전 에너지를 증속기로 전달하는 허브, 풍력발전시스템의 주요 구성품인 나셀 등이 생산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연내 한림해상풍력발전단지에 5.56㎿ 해상풍력발전기를 18기 설치할 계획이다.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은 “신한울 3·4 주기기 제작 착수와 함께 원전 생태계 활성화의 기운이 더욱 빠르게 확산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이를 통해 해외 원전 수출을 위한 팀 코리아의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창원=강미선 기자 misunn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