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5월 17일 08:0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거칠 것 없이 뜨겁게 타오르던 상업용 부동산 거래 시장이 차갑게 식었다. 지난해 9월 레고랜드발 부동산 PF사태와 미분양발 주택가격 충격, 금리 상승에 따른 역(逆) 레버리지 등 여러 가지 이슈가 겹치면서 상업용 부동산 거래 시장이 위기에 직면했다고 볼 수 있다.
마스턴투자운용 R&S(Research & Strategy)실에 따르면, 2006년 2조 3,471억원에 불과했던 상업용 부동산 거래 시장은 2021년 32조 9,332조원으로 무려 14배 성장했다. 이 기간 연평균 성장률은 19.3%에 달한다. 하지만, 지난해 거래 규모는 26조 3,207억원으로 서두에 언급했던 각종 이슈로 인해 전년 대비 20.1% 감소했다.
2023년 들어서도 이러한 고전은 지속되고 있다. 지난 1분기 상업용 부동산 거래 규모는 3조 1,71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무려 62.6%나 감소했다. 1분기 기준 2017년 2조 4,374억원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지난 6년 동안 상승한 부동산 가격을 감안했을 때 1분기 거래 규모는 2010년대 중반으로의 회귀라고 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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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규모 감소와는 별개로 다양화되고 있던 상업용 부동산 거래유형에서 특정 유형으로 쏠림 현상이 올해 들어 심화하였다.
전통적으로 국내 상업용 부동산 거래 시장에서 오피스의 비중은 타 유형 대비 상대적으로 월등히 높은 비중을 유지해 왔다. 실제 과거 17년 동안 상업용 부동산 유형별 거래 비중을 살펴보면 오피스의 비중이 67.3%로 가장 높았던 반면, 호텔의 경우 4.5%로 가장 낮았다. 리테일과 물류의 비중은 각각 19.0%, 9.2%를 기록했었다.
이처럼 높은 비중을 보이던 오피스 비중은 최근 들어 물류시장의 성장, 주태가격 상승에 따른 잠재 개발 가능 자산 투자 선호 등 영향으로 크게 완화되었다. 최근 3년 평균 거래 비중을 살펴보면 오피스 57.0%, 물류 19.6%, 리테일 17.1%, 호텔 6.4%로 집계되었다.
하지만, 1분기 상업용 부동산 거래 시장에서 리테일과 호텔의 거래사례는 전무했다. 오피스와 물류만 각각 1조 3,586억원(42.8%), 1조 8,126억원(57.2%) 거래되었다. 특기할 만한 사항은 최근 공급량 증가에 따라 공실률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는 물류의 거래 비중이 처음으로 오피스를 앞섰다는 것이다.
참고로 RCA(Real Capital Analytics)에 따르면,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거래 시장은 우리나라 보다 상대적으로 거래량 편중이 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우리나라에는 없는 주거 투자시장이 존재하기 때문에 거래 비중 쏠림 현상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주거를 제외하더라도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유형별 거래 비중은 지난해 기준 오피스 38.6%, 물류 33.2%, 리테일 19.1%, 호텔 9.1%를 보이고 있다.
2분기 한국 상업용 부동산 거래 시장은 홈플러스 내당점, 뉴국제호텔 등 거래에 따른 영향으로 리테일과 호텔의 거래 비중이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콘코디언, 알파돔타워와 같은 프라임 오피스 빌딩 거래와 인천혁신물류, 여주가남물류 등 초대형 물류센터 거래를 반영하면 오피스와 물류 거래 비중 쏠림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