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대신 아이패드’, 전자기기로 수업 듣는 대학생들

입력 2023-05-15 17:29
수정 2023-05-15 17:30


[한경잡앤조이=이진호 기자/신윤경 대학생 기자] “제대 후 복학하려고 아이패드 샀어요.” 대학 내 몇 년 전과 확연히 달라진 강의실 풍경이 존재한다. 학생들의 가방에선 프린트된 인쇄물과 책 대신 ‘아이패드’ 혹은 ‘갤럭시 탭’이 나오는 것이 당연해졌다.

군대 복무와 여행을 이유로 휴학한 후 다시 학교에 온 신재현(18학번) 씨는 “복학한 후 강의실에 와보니 대부분 학생이 책보다 태블릿을 꺼내 놀랐다”며 “원래 자료를 프린트해 수업을 듣는 것이 주 분위기였고 소수의 학생만이 태블릿을 사용했는데 지금은 소수의 몇 명을 제외한 모든 학생이 태블릿을 사용한다”고 전했다. 덧붙여 “학기 초에는 교내 인쇄소나 학교 주변 인쇄소에 자료를 프린트하는 학생들로 붐볐는데 이제는 다들 태블릿으로 필기하는 분위기로 바뀌어 인쇄소를 이용하는 학생도 줄었다”고 말했다.

태블릿은 책보다 가볍게 들고 다닐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책을 구입 한 후 스캔해 태블릿으로 수업을 듣는다.

이번 학기 새로 태블릿을 구입해 수업을 듣는 김태은(22학번) 씨는 “작년까지는 수업 별로 교재를 들고 다니다 다양한 이유로 구매를 결심했는데 만족감이 크다”며 “무거운 책을 들고 다닐 때 보다 훨씬 가벼워 학교 다니기에도 편하고 어깨 등 신체에도 덜 무리가 간다”고 전했다.

태블릿은 필기할 때도 비교적 편리하다. 태블릿을 사용하는 김지혜(21학번) 씨는 “태블릿은 필기할 때 쓰고 지우는 부분이 책보다 간편하며 필기도구를 갖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편하다”며 “녹음하면서 필기를 하면 나중에 녹음본을 들을 때 해당 필기 부분을 알려주는 필기 어플을 사용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태블릿 등 전자기기의 가격은 낮지 않다. 현재 애플 공식 홈페이지에서 판매 중인 태블릿 가격은 가장 저렴한 아이패드 9세대 49만 9000원부터 최근 출시한 아이패드 프로 6세대 172만 9000원까지 존재한다.

아직 태블릿을 사지 않은 학생 중 다수가 구매를 망설이는 이유로 가격을 꼽았다. A 씨는 “강의실 내 학생 중 거의 혼자서 태블릿 없이 수업 들어 위축되기도 하다”며 “사고 싶지만 부모님께 선뜻 사달라고 하기 부담스러운 가격이라 구매를 유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블릿 구매에 부담을 느끼는 학생을 위해 대여사업을 진행하는 학교도 있다. 덕성여대는 비대면 교육의 효율적인 운영 지원을 위한 기자재 및 교육 환경 구축과 학생들의 효과적인 학습 및 강의 진행을 위한 교육 학습지원 서비스를 목적으로 아이패드를 한 학기 동안 대여해준다.

재학생 40명에게 선착순으로 지원하며 수업 중 태블릿이 없어 소외감이 드는 부분을 줄여다. 아이패드 대여 사업에 참여한 B(21학번) 씨는 “지난 학기 팀 프로젝트를 하며 태블릿이 없어 불편한 점이 많았고 모두가 태블릿을 이용해 수업 듣는 분위기에 위축되기도 했지만 구입에 부담을 느꼈었다”며 “대여사업을 통해 태블릿을 이용할 수 있어 정말 만족한다”고 전했다.

태블릿을 통해 책을 스캔하며 수업을 듣기 위해선 저작권 의식도 동반돼야 한다. 한국저작권보호원과 문화체육관광부는 작년 9월 신학기 대학가 불법교재 집중단속 예방 활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김지혜 씨는 “앞으로 태블릿을 통해 스캔해 수업을 듣는 학생은 줄지 않을 것 같다”며 “그렇지만 저작권 의식을 갖고 책을 산 후 스캔해야 한다”고 전했다.

jinho23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