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오스틴 에크로트(24·미국·사진)의 가장 큰 고민은 퍼트였다. 올 시즌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데뷔한 그는 18개 대회에 출전해 10개 대회에서 커트 탈락했다. 톱10에 이름을 올린 것은 단 한 번뿐이었다. 다 퍼트 때문이었다. 그의 퍼트 실력은 올 시즌 PGA투어 105위였다.
에크로트는 퍼터를 바꾸는 승부수를 띄웠고, 이게 통했다. 에크로트는 14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매키니의 TPC 크레이그 랜치(파71)에서 열린 PGA투어 AT&T 바이런 넬슨(총상금 950만달러) 3라운드에서 버디 10개, 더블보기 1개를 기록했다. 이날 하루에만 8타를 줄이며 중간합계 16언더파 197타로 리더보드 최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라이언 파머(미국), 더우저청(중국)과 공동선두로 생애 첫 정규투어 우승에 가까이 다가갔다.
비밀병기는 고등학교 시절 쓰던 퍼터였다. 올 시즌 내내 퍼트로 고전한 그는 얼마 전 집 차고에서 이 퍼터를 발견했다. 그는 “옛날에 쓰던 퍼터가 괜찮아 보여 일단 가방에 챙겨 넣었다”며 “이번 대회에서 꺼냈는데 지금까지 결과는 성공적”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날 타수를 줄인 일등공신은 퍼트였다. 그는 이날 그린에서만 6.7타를 줄였다. 위기 상황에서 그를 구한 것도 퍼트였다. 11번홀(파4)에서 티샷과 두 번째 샷을 연달아 실수하며 위기를 맞았지만 약 10m짜리 퍼트를 성공시키며 파 세이브를 기록했다. 이어진 12번홀에서는 약 7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넣으며 기세를 올렸다. 그는 “장거리 퍼트가 들어가면서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에크로트는 이후 2타를 더 줄이며 이날 데일리 베스트 스코어를 작성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김시우(28)가 3타를 줄이며 중간합계 14언더파 199타로 시즌 두 번째 우승 기회를 잡았다. 김시우는 지난 1월 소니오픈에서 통산 4승 고지에 오른 이후 2인1조 팀 경기인 취리히 클래식 공동 7위 말고는 톱10 입상이 없어 애를 태웠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사흘 연속 60대 타수를 적어내는 안정된 경기력을 펼치며 소니오픈 우승 이후 최고 성적을 예약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