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과 그의 가족에게 잔혹하게 살해된 홍콩 유명 모델 애비 최(28, Abby Choi Tinfung)가 시신 일부를 찾지 못해 3D 프린터로 구현해 장례식을 치른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0일(현지시간)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애비 최의 가족이 해외 하이테크 기업을 고용해 3D 프린팅을 통해 실종된 신체를 복원하고 가족과 지인에게 애도의 기회를 주고, 적절한 장례 의식을 치를 계획이라고 밝혔다.
애비 최의 시신이 발견된 건 지난 2월 28일이었지만, 장례식이 늦어진 이유는 시신 복구 작업 때문이다. 홍콩 경찰은 120여 명이 넘는 경찰력과 포크레인과 불도저 등 중장비를 동원해 2개월 가까이 수색을 벌였지만 결국 애비의 시신을 온전하게 수습하지 못했다.
유족들은 결국 3D 프린팅 업체에 고인의 사진 보내기로 결정했고, 업체는 이를 스캔해 3D 모델을 만들었다. 유족들은 이후 메이크업 전문가를 고용해 고인의 생전의 모습을 구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장례식에서 공개될 시신은 온전한 애비 최의 모습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애비 최의 유가족은 "일반 조문은 받지 않으며, 외부인 출입을 막기 위해 장례식장을 전체 대관해 진행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애비 최는 홍콩의 유명 모델이자 인플루언서다. 그를 살해하고 사체를 훼손, 유기하는 사건에는 전 남편 퀑모 씨와 그의 아버지, 형, 어머니까지 일가족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비 최의 사체는 홍콩 외곽의 한 아파트에서 발견됐는데, 전 남편 일당은 살해 후 시체를 토막 내 냄비, 냉장고 등에 숨긴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주택은 애비 최의 전 시아버지가 몇 주 전 임대한 것으로, 현지 경찰은 애비 최의 시신을 훼손하기 위한 용도로 빌린 것으로 봤다. 인근에서 범죄에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전기톱, 고기 분쇄기, 망치 등도 함께 발견됐다.
범죄 후 전 남편 퀑 씨는 홍콩을 빠져나가려다 붙잡혔다. 또한 홍콩 경찰은 퀑 씨의 아버지와 형을 살해 및 시신 훼손·유기 혐의로, 퀑 씨의 어머니를 수사 방해 혐의로 각각 기소했다.
애비 최는 18세였던 2012년 전 남편과 결혼했다. 경제적으로 풍족했던 애비 최와 달리 꿩 씨 집안은 빈곤했고, 결혼 후 애비 최에게 경제적으로 의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혼 후 두 자녀가 태어났지만, 두 사람은 2015년 이혼했고, 애비 최는 이듬해 홍콩 유명 요식업자와 재혼해 출산했지만 혼인신고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혼 후에도 퀑 씨의 형은 지난 1월부터 애비 최의 운전기사로 일했고, 시모였던 퀑 씨의 어머니도 애비 최에게 생활비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퀑 씨는 체포 당시 무직이었지만, 400만홍콩달러(약 6억7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 경찰과 현지 언론은 전 남편 일가가 금전을 목적으로 애비 최를 살해했다고 보고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