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5월 12일 14:2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내 최대 K팝 공연장인 ‘아레나’ 공사 일시 중단 사태를 겪고 있는 CJ라이브시티가 세 번째 장기 CP 발행에 나선다. 이번 발행을 통해 CJ라이브시티의 자금 조달에 숨통이 트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하지만 모회사의 보증을 받는 CP 발행액이 늘어나고 있는 데다 차입금 부담도 커지면서 CJ ENM의 ‘아픈 손가락’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라이브시티는 오는 19일 750억원어치 1년물 공모 CP에 대한 청약을 실시할 예정이다. 할인율은 연 4.3%로 책정됐다. 확보한 금액은 인건비 등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방침이다.
이번 장기 CP의 신용도는 ‘A1’으로 책정됐다. 모회사인 CJ ENM이 보증을 제공하면서 신용도를 보강했다. 모회사의 보증을 바탕으로 우량 신용도를 갖춘 장기 CP에 대한 수요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CJ라이브시티가 장기 CP를 발행하는 건 이번이 세 번째다. 모두 CJ ENM의 보증을 받았다. 2021년 11월 1000억원 규모의 CP를 발행했다. 3년물 100억원, 5년물 900억원 규모다. 지난해 12월에는 1000억원어치 1년물 CP를 발행했다. 1000억원 가운데 950억원을 산업은행이 인수하는 방식으로 지원했다.
CJ라이브시티는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일대에 K팝 전문 아레나(공연장), 업무 시설, 숙박 시설 등을 갖춘 복합문화시설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2015년 12월 출범했다. 2021년 착공을 시작했지만, 건설자재 및 인건비 비용 증가로 지난 4월부터 공사를 일시 중단된 상태다. CJ라이브시티는 시공사인 한화 건설부문과 공사비 확정 등을 위한 재협상을 마친 뒤 공사를 재개할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CJ라이브시티가 CJ ENM의 ‘아픈 손가락’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모회사 보증 CP 발행 규모가 늘어나고 있는 데다 CJ ENM의 자금을 계속 빨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CJ ENM은 CJ라이브시티의 지분을 90% 보유하고 있다.
CJ라이브시티는 지속적인 적자 누적으로 사실상 자본 잠식 상태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난해 말 기준 순차입금의존도는 89.9%에 달한다.
차입 부담도 여전하다. CJ라이브시티는 이달 중 CJ ENM에게 기존 차입금 539억원을 조기 상환한 뒤 599억원을 다시 분할 차입하겠다고 4일 공시했다. 기존 연 5~6%대 수준인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한 취지다. 이번에 차입하는 599억원의 이자율은 연 4.6%로 매겨졌다. 상환 및 차입 작업을 마치면 CJ라이브시티가 CJ ENM한테서 빌린 자금은 총 899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모회사인 CJ ENM의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것도 악재로 꼽힌다. 콘텐츠 투자 비용 급증, 대규모 인수합병(M&A) 부담 등으로 실적이 악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CJ ENM은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손실은 503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