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전기차 신흥국' 인도에 10년간 3조2400억 투자

입력 2023-05-12 09:56
수정 2023-05-12 09:57

현대자동차가 인도에 향후 10년간 3조2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지난달 말 기준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인구대국이 된 인도의 자동차 시장의 성장 전망이 매우 밝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11일(현지시간) 인도 타밀나두주와 올해부터 10년간 2000억루피(약 3조2400억원)를 투자하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맺었다고 밝혔다. 타밀나두주의 첸나이에는 현대차 1, 2공장이 있다. 두 공장의 연간 생산규모는 76만대 수준으로, 이 중 15만대가량은 수출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번 MOU 체결에 따른 투자액을 전기차 생태계 구축과 생산 시설 현대화 등에 투입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첨단시설을 갖춘 전기차 배터리팩 조립공장을 짓는다. 이 공장의 연간 생산 규모는 17만8000개가 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향후 5년간 고속도로 등 타밀나두주 거점 100곳에 전기차 충전소도 짓기로 했다. 현대차는 첸나이 공장의 연간 생산 대수를 85만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1996년 인도 시장 진출 후 처음으로 현지에서 해외 자동차공장 인수도 추진 중이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지난 3월 제너럴모터스(GM)의 탈레가온 공장 인수와 관련해 법적 구속력이 있는 텀시트(주요 거래 조건서·term sheet)에 서명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탈레가온 공장의 연간 생산 규모는 자동차 13만대, 엔진 16만개에 달한다. GM 공장 인수와 첸나이 공장 투자가 본격화 되면 현대차의 인도 현지 생산 대수는 100만대가량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인도 자동차 시장의 지난해 내수 판매 규모는 472만5000대로 일본을 제치고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계 3위를 기록할 정도로 가파르게 크고 있다. 인도 정부는 특히 오는 2030년까지 전기차 비중을 전체 자동차 판매의 3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로 전기차 인프라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최근에는 현지 생산·투자 확대를 위해 수입차 관세도 높이겠다고 밝혔다. 현대차의 인도 시장 점유율은 10% 중후반대로 마루티 스즈키에 이어 2위이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9.4% 증가한 55만2511대를 판매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