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잡앤조이=이진호 기자] 에이치세컨드는 원단 색상을 촬영하고 비교해 주는 B2B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함충민 대표(41)가 2021년 7월에 설립했다.
“일반적으로 의류 제품을 생산할 때 브랜드 기업에서 생산업체에 원하는 제품의 디자인과 색상을 의뢰하게 됩니다. 공급자들은 이 기준 원단 색상에 맞춰서 원단을 생산하고 옷을 만듭니다. 이 과정에서 원단의 색상이 맞게 나왔는지 브랜드에게 확인받는 과정을 흔히 랩딥(Lab Dip) 또는 벌크 직물 색상 확인(Bulk Fabric Color Confirmation)이라고 합니다. 이 작업이 30년 전과 마찬가지로 조그마한 원단 조각을 잘라 A4 용지에 붙여 미국으로 보내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른 불필요한 문제들이 발생하죠. 문제를 해결하고 비용 지출 및 시간 낭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색상 확인 시스템(Color Confirmation System)을 개발하게 됐습니다.”
함 대표는 “원단의 색상을 수치화하는 스펙트럼 분석기라는 기기가 있었지만, 유사도를 직접적으로 표현해 주는 방식은 아니었다”며 “스펙트럼 분석기는 ‘디자이너가 원하는 색상을 얼마만큼 구현해 낼 수 있느냐’와 같은 R&D 영역의 질문에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덧붙여 ”에이치세컨드 기기는 현장에서 바이어에게 확인을 받은 원단과 같이, ‘대량생산 원단을 얼마나 잘 만들어 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된 다소 다른 목적성을 가진 기계“라고 강조했다.
“기존에는 색상만 수치화해주고 분석은 사용자가 알아서 해야만 했습니다. 에이치세컨드는 해외 유명 브랜드의 색상 비교 교육을 이수하고, 테스트도 통과한 컬러리스트의 조언을 받은, 유사도 결과값을 제공합니다. 사용자는 분석을 별도로 할 필요 없이 직관적으로 유사도를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에이치세컨드는 수치적으로 유사도를 분석해 줄 뿐만 아니라 이미지 분석 방식을 사용해 프린트 원단의 색상 유사도까지 확인할 수 있다.
함 대표는 “스펙트럼 분석기는 가격이 워낙 비싸, 영세한 업체와 브랜드들은 사용하지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에 비해 에이치세컨드 기기의 가격은 1/10 수준이라 가격 경쟁력이 크다”고 말했다.
“바이어에게 원단 색상을 확인받기 위해 납품 업체들은 페덱스나 DHL을 통한 특송 비용으로도 많은 지출이 발생합니다. 답변받기까지 시간도 오래 걸리죠. 사람마다 다르게 느끼는 점 등의 문제도 발생합니다. 에이치세컨드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면 이런 부분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함 대표는 어떻게 창업하게 됐을까. “아버지께서 30년 넘게 이 분야에서 사업을 하셨습니다. 그런 아버지 밑에서 자라와 나중에 사업을 하겠다는 생각을 늘 해왔습니다. 직장 생활하면서도 그런 생각이 들었고 항상 사업을 할 아이템과 기회를 찾았죠. 마침 기회가 와서 에이치세컨드를 창업하게 됐습니다.”
창업 후 함 대표는 “섬유 산업이 사양 산업이다 보니 많은 업계 선후배들과 어느 순간 연락이 멀어졌다”며 “사업을 시작하면서 다시 연락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덧붙여 “많은 사람들이 진심 어린 응원을 해줄 때 도전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들었다”고 말했다.
함 대표는 현업에서 근무하며 쌓아 놓은 인맥과 아버지의 인맥을 활용해 판로를 개척 중이다. 함 대표는 “의류 제작 및 수출업을 오래 한 기업에서 먼저 연락이 와 해외 총판권을 요청하기도 한다”며 “해외 총판 계약이 진행되면 제품 수량이 많아 투자 유치를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함 대표는 “기업을 성장시켜 섬유 산업에 새로운 수출 품목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설립일 : 2021년 7월
주요사업 : 색상 확인을 위한 스튜디오 제작·판매 및 유사도 비교 분석 서비스 제공
성과 : 경희대학교 캠퍼스타운 입주 기업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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