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이 중동의 물류 허브로 떠오른 사우디아라비아에 ‘글로벌 권역 물류센터(GDC)’를 세우고 본격적인 해외직구 물류 시장 공략에 나선다. 해외직구족이 늘면서 급속도로 커지고 있는 ‘초(超)국경 택배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미래 먹거리를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CJ대한통운은 11일 “사우디 민간항공청과 협약을 맺고 글로벌 쇼핑몰 ‘아이허브’의 중동 지역 국제 물류 배송을 전담할 ‘사우디 GDC’를 구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GDC는 글로벌 전자상거래 기업이 인접 국가 배송 거점에 상품을 보관한 뒤 주문이 들어오면 신속하게 배송하는 시스템이다. GDC가 세워지면 통상 2∼3주씩 걸리던 배송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어 초국경 택배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사우디 GDC는 내년 하반기 사우디 킹칼리드국제공항 내에 연면적 1만8000㎡ 규모로 세워진다. 향후 사우디는 물론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등 중동 9개국에서 접수되는 택배 배송을 맡는다. CJ대한통운은 이곳에 600억원을 들여 로봇과 인공지능(AI)이 접목된 최첨단 배송 시스템을 적용할 예정이다. GDC에선 하루평균 1만5000상자의 물량이 처리될 전망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중동 지역 e커머스 시장은 매년 두 자릿수 이상 급성장하고 있다”며 “연간 100조원 규모의 초국경 택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우디 GDC가 가동되면 사우디 현지 소비자들의 온라인 쇼핑이 한층 편리해진다. 자국에 있는 GDC에서 상품을 바로 받아볼 수 있는 데다 교환, 반품 관련 불편도 해소된다.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는 “사우디는 중동에서도 가장 풍부한 성장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고, 아프리카와 유럽을 잇는 지리적 이점도 있다”며 “사우디 GDC가 중동 초국경 택배 시장을 선도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