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란 칸 전 파키스탄 총리가 체포된 후 파키스탄 배우 세하르 신와리가 인도 총리 나렌드라 모디를 저격하며 "나라에 혼란을 퍼뜨렸다"고 비난했다.
10일(현지시간) 힌두스탄타임스, 트리뷰트인디아 등 현지 매체는 신와리가 이날 트위터 계정에 모디 총리와 그의 직속 해외정보기관인 RAW을 언급하며 "내 나라에 혼돈과 테러리즘을 퍼트리고 있다"며 "고소하고 싶다"는 글을 게재했다고 보도했다.
신와리는 "(인도 수도) 델리 경찰서의 온라인 링크 아는 사람 없냐"며 "인도 총리와 인도 정보기관 RAW를 고소해야겠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인도의 법 집행이 자유롭다면 인도 대법원은 내게 올바른 판결을 해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신와리는 파키스탄 하이데라바드 출신으로 2014년 코미디 시리즈에 출연하면서 배우로 활동을 시작했다. 2015년부터 아침 방송의 호스트로도 활약했다.
신와리는 모디 총리와 RAW의 어떤 부분이 문제가 되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파키스탄 경찰이 칸 전 총리를 이슬라마바드고등법원에서 체포된 후, 그의 지지자들과 경찰 사이에 충돌이 발생한 직후 게재됐다는 점에서 정치적인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인도 경찰은 조롱의 반응을 보였다. 델리 경찰은 트위터를 통해 "아직도 우리는 파키스탄에 관할권을 갖고 있지 않다"며 "하지만 당신의 나라에서 인터넷이 차단됐을 때 어떻게 트위터를 하는지 알고 싶다"고 되물었다.
칸 전 총리에 대한 체포는 그가 파키스탄의 강력한 군부가 자신을 2번이나 암살하려 했다는 주장이 담긴 영상 메시지가 공개된 후 이뤄졌다. 칸 전 총리는 지난해 권력에서 축출됐다. 칸 전 총리는 자신이 물러난 배경에 "전직 육군 수장이 있었다"고 말했다.
칸 전 총리가 체포되자 그의 지지자들은 전국 주요 도시에서 경찰차 수십 대를 불태우고 군·정부 관련 시설과 학교까지 공격했다. 이 과정에서 최소 1명의 시위 참가자가 사망하고 경찰관 6명을 포함해 12명이 부상했다.
이후 파키스탄 통신 감시단은 내무부의 명령으로 모바일 데이터 서비스가 중단됐다고 밝혔다. 글로벌 인터넷 모니터 업체 넷블록스 역시 칸 전 총리의 체포 이후 트위터, 페이스북 및 유튜브에 대한 접근이 제한됐다고 밝혔다.
파키스탄 4개 주 중 3개 주 당국은 칸 전 총리의 지지자들과 경찰의 충돌을 이유로 주요 도로 차단과 집회를 금지하는 긴급 명령을 내렸다.
한편 칸 전 총리는 남아시아권에서 인기를 끄는 크리켓 스타 출신으로 2018년부터 정권을 이끌었다. 하지만 외국 관리에게 받은 고가 선물 은닉, 부당이득 취득 등 여러 건의 부패 혐의를 받고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