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족' 버티기 통했나…4억이던 상계주공, 2개월 만에 '반전'

입력 2023-05-11 14:00
수정 2023-05-11 14:08

서울 노원구 집값이 3주 연속 상승세다. 1년 4개월 만에 반등에 성공한 이후 오름세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노원구는 집값이 빠르게 상승하던 2019년부터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을 받아 집을 산 수요자들)이 몰렸던 지역이다.

11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 집값은 0.05% 상승해 전주(0.02%)보다 상승 폭을 더 키웠다. 지난달 마지막 주(24일) 0.04% 상승하면서 오름세로 반전한 노원구 집값은 이번 주까지 3주 연속 오르고 있다.

개별 단지로 보면 반등세가 더 두드러진다. 노원구 중계동에 있는 ‘주공5단지’ 전용 44㎡는 지난 1일 4억7000만원에 거래돼 지난 3월 기록한 올해 최저가 4억원보다 7000만원 상승했다. 같은 동에 있는 ‘중계그린1단지’ 전용 49㎡도 지난 2일 5억3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으면서 지난 3월 거래된 4억6000만원보다 7000만원 올랐다.

상계동에 있는 ‘상계주공9단지’ 전용 49㎡ 역시 지난달 18일 5억1500만원에 손바뀜해 지난 2월 기록한 4억원보다 1억15000만원 높아졌다. 인근에 있는 ‘상계주공7단지’ 전용 41㎡도 지난달 11일 5억1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아 지난 1월 거래된 4억4000만원보다 7000만원 상승했다.


상계동에 있는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단기간에 급하게 집값이 내리다 보니 올해 초 일부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이 매수에 나섰다"며 "정부가 올 초 특례보금자리론 등 대출을 내놓고 규제를 완화한 영향이 컸다"고 했다. 다만 그는 "급매물이 빠지고 나니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고 덧붙였다.

강남 3구를 중심으로 이들 지역 인근에 있는 단지들도 집값이 상승세로 돌아섰다. 서초구는 이번 주 0.02% 상승해 4주 연속 집값이 뛰었고, 강남구도 3주 연속 상승세를 유지 중이다. 강남 3구 가운데 가장 먼저 상승하기 시작한 송파구는 3주 연속 집값이 오르다 이달 첫째 주(1일) 하락 전환했다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동작구(0.02%)도 보합에서 상승 전환했고, 강동구(0.02%) 전주 하락에서 이번 주 상승으로 반전했다. 서울 전체로는 14주 연속 집값 하락 폭이 줄어들고 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추가 하락에 대한 기대심리로 하락세가 지속 중이지만 일부 지역은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급매물이 소진된 이후 상승거래가 나오고 있고 매물 가격이 오르는 등 지역별로 혼조세를 보이면서 전체 하락 폭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서울 전셋값도 하락 폭이 줄었다. 이번 주 서울 전셋값은 0.07% 내려 전주(-0.11%)보다 소폭 낙폭이 완화됐다.

강남구 전셋값이 0.07% 올라 상승세로 돌아섰다. 강남구는 그간 ‘공급 폭탄’이 쏟아지면서 지난 2월 둘째 주(13일)엔 한 주 만에 1.46% 하락하기도 했다. 송파구 전셋값도 0.13% 뛰어 3주 연속 오름세다. 한강 이남 지역인 양천구도 보합세로 돌아섰다. 다만 서울 전체적으로는 여전히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신규 입주 예정 물량과 매물 적체 영향으로 하락세가 지속 중"이라면서도 "정주 여건이 양호한 지역의 선호 단지를 중심으로 문의가 늘고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가격이 소폭 오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