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6100㎞…비행 중에도 궤도 수정, '한국형 극초음속 미사일' 내년 시험발사

입력 2023-05-10 18:14
수정 2023-05-11 02:14
극초음속 미사일은 미래 전쟁의 흐름을 바꿀 ‘게임 체인저’ 중 하나다. 최근 세계 각국이 소리보다 빠른 미사일과 대응 요격체계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배경이다. 관련 기술을 갖추지 못하면 원거리 타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10일 국방부 등에 따르면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연내 한국형 극초음속 미사일 ‘하이코어’ 시제품 제작을 마치고 내년 시험 발사에 나선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마하5(시속 6100㎞) 이상 속력을 내는 미사일이다. 직선거리로 196㎞인 평양에서 쏘면 서울까지 2분 안에 떨어진다. 속도가 빠른 만큼 요격이 까다롭다. 비행 중 별도의 비행체를 분리하거나 궤도를 수정하는 등 변칙적으로 비행한다는 것도 요격이 쉽지 않은 이유로 꼽힌다.

ADD는 20년 전부터 극초음속 미사일을 연구해 왔다. 한화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단암시스템즈, KAIST 등이 연구개발(R&D)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개발 중인 하이코어 1단 로켓에는 한국 첫 발사체(KSLV-1) ‘나로호’ 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데 사용한 고체 킥모터가 사용된다.

북한이 지난해 개발했다고 주장한 극초음속 미사일을 맞혀 떨어트릴 수 있는 신무기에 관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방위사업청은 최근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고 ‘장거리 지대공유도무기(L-SAM2) 사업’에 내년부터 10년간 2조71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L-SAM2는 기존 L-SAM 대비 미사일 방어 범위가 세 배가량 넓다.

현재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성공한 국가는 공식적으로 러시아와 중국밖에 없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역에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 등을 이용한 대규모 공습을 벌이고 있다. 다만 아직 기술적으로 완성된 단계엔 이르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4일 우크라이나 공군은 미국이 지원한 지대공 미사일 패트리엇으로 킨잘을 요격하는 데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극초음속 미사일 ‘ARRW’ 개발을 전력화 단계 전에 취소했다. 지난 3월 발사 시험에서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미국은 대신 다른 형태의 추진 방식을 지닌 ‘HACM’ 개발에 집중하기로 했다. HACM은 자체 스크램제트 엔진을 가동해 수평으로 가속하며 목표로 돌진하는 미사일이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