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테라 폭락 사태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나면서 가상자산 사업자들의 옥석 가리기가 되고 있다.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관련 규제가 강화하는 가운데 실력이 검증된 곳만이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퀀트 기반 디지털자산 투자 플랫폼 '퀀트나우'를 운영하는 에이엠매니지먼트가 시드 브릿지 투자를 유치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투자에는 은행권청년창업재단(디캠프)과 모자익이 참여했으며, 모자익 창업자인 최지웅 지앤에이컴퍼니 대표가 개인 엔젤투자자로 나섰다. 회사는 올해 초 매쉬업엔젤스로부터 시드 투자를 받았다. 누적 투자유치금은 15억원에 이른다.
에이엠매니지먼트가 출시한 퀀트나우는 암호화폐를 간편하게 퀀트 트레이딩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회사가 제공하는 알고리즘 트레이딩을 이용할 뿐만 아니라 직접 전략을 만들어 백테스팅까지 할 수 있다. 또 퀀트나우는 비 수탁형 플랫폼으로 고객 자산이 투명하게 관리되고, 고객이 원할 때 자금을 출금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루나 사태, 장기적으로 잘된 일"에이엠매니지먼트는 7년간 LG전자 연구원으로 일했던 김호중 대표가 지난해 1월 창업한 회사다. 김 대표는 2013년부터 LG전자에 입사해 R&D 센터 TV부문 선임연구원을 지냈으며, 이후 2년간 현대비에스앤씨 자회사인 BSP에셋에서 가상자산 운용을 담당하며 암호화폐 투자 전문가로 이름을 알렸다. 여기에 글로벌 디지털 자산 애널리스트인 송승재 COO, 증권사 개발자 역임하며 금융위원회 로보어드바이저 운용심사를 통과한 조한상 CTO 등 전문인력이 가세했다.
하지만 창업 이후 첫 투자라운드를 돌았던 지난해 5월 루나 폭락사태가 터졌다. 지난해 11월 코인거래소 FTX 파산 사태로 다시 투자유치는 난항을 겪었다. 지난 1월에서야 매쉬업엔젤스로부터 시드 투자를 받았다.
김 대표는 "루나 사태로 투자시장은 위축됐지만 1년간 투자 레코드(실적)를 잘 쌓았다"며 "운용실적이 좋았던 덕분에 올해 1월 시드 투자를 유치하고 이번에 다시 브릿지 투자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루나 사태로 가상자산 사업자 간 옥석 가리기도 진행됐다. 퀀트 트레이딩 기반 비트코인 자동 매매 서비스 '헤이비트'를 운영하는 업라이즈는 루나 사태로 고객 자산을 위탁받아 운용하던 267억원의 가상자산 투자펀드가 강제청산됐다. 누적 기준 460억원을 투자받은 시리즈 C 단계의 회사였지만 운용 리스크 관리가 완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스케일업이 됐다는 지적이다.
김 대표는 "루나·테라 폭락과 FTX 파산 사태가 있었기 때문에 가상자산 시장에 규제가 자리 잡았다"며 "겪어야 할 일을 빠르게 겪은 게 장기적으로는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규제가 자리잡힌 시장에서 정석대로 운용해 커간다면 성과가 더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상자산사업자 라이선스 취득 목표에이엠매니지먼트는 이번 투자유치에 앞서 ISMS 인증과 가상자산사업자(VASP) 라이선스 획득을 위해 글로벌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기업 체이널리시스 출신인 최준영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와가상자산 담보대출 서비스를 하는 블록투리얼 출신의 고영빈 크립토 전문 애널리스트를 영입했다.
아울러 ISMS 인증 컨설팅 기업 이지시큐와도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시스템의 보안을 고도화하고 기업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이지시큐는 지난해 60건 이상 ISMS 컨설팅을 수행한 가상자산사업자(VASP) 전문 ISMS 컨설팅 기업이다.
4월 기준 국내 가상자산사업자는 업비트 코빗 코인원 등 36개 사다. 이중 퀀트 트레이딩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는 하이퍼리즘이 있다.
김 대표는 "에이엠매니지먼트의 퀀트 기술력과 애널리스트들의 전문 역량을 모두 인정받아 투자 유치가 순조롭게 마무리됐다"며 "고객들의 투자 문턱을 낮추고 스케일업할 수 있도록 기업용(B2B)은 물론 개인용(B2C)까지 확장되는 플랫폼 개발과 경영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캠프는 “투자자들이 퀀트나우로 자신의 전략을 객관적으로 비교하고 수익률 항상이라는 직접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며 투자 이유를 설명했다.
모자익은 이번 에이엠매니지먼트 외에도 배달통, 에잇퍼센트, 버틀러(모시러), 와이오엘오(크로켓), 로고몬도(코너스톤), 콜버스랩(자리톡) 등 30개 이상의 스타트업에 초기 투자를 진행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