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정부는 주가 조작으로 얻은 부당이득의 최고 두 배를 환수하는 내용으로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하고, 이상거래 감시 시스템은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은 9일 국회에서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發) 주가 폭락 사태의 원인 규명과 대응책 마련을 위한 당정 협의회’를 마친 뒤 “기존 형사처벌 외에 부당이득의 최고 두 배를 환수하는 과징금을 신설하는 내용으로 자본시장법을 조속히 개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관련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해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당정은 ‘증권범죄 원스트라이크아웃제’도 추진한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주가 조작 적발 시 10년간 자본시장 거래를 제한하고 상장사 임원 선임을 제한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내부자 거래 사전공시제도 도입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주요 대주주가 보유 주식의 1% 이상을 매도할 경우 최소 30일 이전에 사전 신고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에 (관련) 법안이 계류돼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신속하게 추진해 마무리 짓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거래를 포착하는 거래소 시장감시 시스템도 대폭 강화한다. 6개월 또는 1년 단위 중장기 시세조종 등 신종 범죄 수법 탐지도 가능하도록 개선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현재는 100일 이하 단기간 범죄 탐지를 중심으로 설계돼 장기간에 걸친 시세조종을 잡아내기 어려웠다.
주가 조작 신고의 포상금 한도도 기존 20억원에서 40억원으로 높이기로 했다.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자진 신고자 감경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신고와 제보를 독려한다는 계획이다.
임시직제로 운영 중인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달 정식 직제화해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로 전환한다.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리던 합수단은 2020년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지시로 폐지됐다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동훈 법무부 장관 지시로 재출범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