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 판매된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 판매량이 31.3% 증가했다. 테슬라는 전기차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켰지만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폭스바겐에 밀려 3위로 집계됐다.
9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1분기 비중국 시장에서 판매된 전기차 대수는 118만3000대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31.3% 상승한 수치다.
이 기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테슬라는 모델3, 모델Y 등의 선전에 힘입어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41.7% 증가한 20만2000여대로 집계됐다. 테슬라의 점유율은 24.2%로 전년 대비 1.8%포인트 증가했다.
2위는 폭스바겐과 아우디, 스코다 등이 속한 폭스바겐그룹으로 집계됐다. 그룹 판매량은 전년 대비 35% 늘어난 15만3000여대로, 시장 점유율은 12.9%로 조사됐다. SNE리서치는 "외국 브랜드 중 최초로 미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 조건을 충족한 ID.4를 비롯해 아우디 E-트론 등에서 꾸준한 판매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현대차, 기아는 미국 IRA(인플레이션감축법) 여파 등으로 주요 전기차 업체 중 유일하게 1분기 판매량이 감소했다. 현대차, 기아의 판매량은 11만9000여대로 지난해보다 1.8% 줄었다. 이에 따라 시장 점유율도 13.5%에서 10.1%로 감소해 폭스바겐그룹에 밀려 3위로 나타났다.
SNE리서치는 "현대차, 기아는 전기차 보조금 정책 변화와 같은 친환경차 판매에 불리한 1분기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판매량이 감소했다"며 "계절적 성수기인 2분기에 코나 일렉트릭과 EV9 등이 출시되고 아이오닉 6의 판매 실적 확대로 판매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집계에서 판매량 상위 10개 업체 중 중국 전기차 제조사는 시장 점유율 9위인 상하이자동차(SAIC) 그룹뿐이었다. BYD, 지리자동차, 니오 등 중국 업체들은 이번 순위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