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발 폭락' 투자자 66명 라덕연 고소…피해액 1350억 추산

입력 2023-05-09 15:30
수정 2023-05-09 15:31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 주가 폭락사태로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투자자들이 9일 주가조작 세력으로 지목된 투자컨설팅업체 H사 라덕연(42) 대표를 고소했다.

H사에 휴대전화를 건넸다는 투자자 63명은 이날 라 대표와 H사 관계자 등 6명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배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장을 냈다.

휴대전화를 주지 않은 투자자 3명은 라 대표 등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이들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대건은 고소·고발인 66명의 피해 액수를 1350억원으로 추산했다.

피고소인은 라 대표를 포함해 H사를 총괄 관리한 변모(40)씨, 투자자를 접대하고 투자금을 모은 조모(42)씨, 주식 매매 내역을 보고받고 지시한 장모(36)씨, 고액 투자자를 주로 모집한 프로골퍼 출신 안모(33)씨, 수익금 정산 등 자금 관리를 맡은 김모 씨 등으로 규정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날 오전 10시25분께 라 대표를 자택에서 긴급체포했다. 전날 검찰은 시세조종과 미등록 투자일임업, 범죄수익 은닉 혐의(자본시장법·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를 적용해 라 대표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라 대표는 지난달 24일 SG증권 창구에서 쏟아진 대량 매물로 9개 종목이 일제히 폭락한 'SG증권발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로 의심받고 있다.

투자를 일임한 투자자들의 명의로 휴대전화를 개통하고 주식 계좌를 만든 뒤 통정거래(같은 세력끼리 매매를 주고받으며 주가를 움직이는 수법) 방식으로 수년간 주가를 끌어올린 의혹을 받고 있다.

라 대표는 그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투자자들 휴대전화와 증권계좌로 거래를 한 건 맞지만 통정거래는 아니다"라고 반박해왔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