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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우주관광업체 버진갤럭틱이 약 2년 만에 우주여행에 나선다. 이달 말 시험 비행을 거쳐 다음 달부터 상업 운항을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 회사 주가는 12% 이상 급등했다.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버진갤럭틱은 8일(현지시간) 이달 말 예정된 시험 비행에 참여할 승객 4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버진갤럭틱에서 수석 우주 비행 강사로 일하고 있는 베스 모세를 제외하면 모두 우주 관광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세는 이미 2번의 우주 관광 경험이 있다. 비행에는 또 2명의 조종사가 동행한다.
이번 시험 비행에는 ‘유니티(Unity) 25’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지구에서 띄운 것까지 포함해 버진갤럭틱이 발사한 25번째 우주선이어서다. 지구 밖을 나가 우주를 여행하는 건 5번째다.
버진갤럭틱은 이번 비행이 “6월 말 상업 운항이 시작되기 전 전체 우주 비행 시스템을 최종적으로 점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행에는 버진갤럭틱의 우주선 ‘VSS유니티’가 사용된다. 버진갤럭틱은 승객들을 태운 캡슐이 장착된 로켓을 수직 발사하는 블루오리진 등 여타 회사들과는 다른 방식을 쓴다. 우주선을 모선에 실어 올려보낸 뒤 1만5000미터 상공에서 모선으로부터 분리돼 음속의 속도로 우주를 향해 나아가는 형태다. VSS유니티는 뉴멕시코 우주공항 스페이스포트아메리카에서 ‘VSS이브’라는 모선에 실려 발사될 예정이다. 우주선이 준궤도 공간에 진입하면 승객들은 몇 분간 무중력 상태를 경험하고, 지구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게 된다. 총 여행 시간은 90분 정도다.
버진갤럭틱이 우주여행을 재개한 건 2021년 7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당시 우주 관광에는 버진갤럭틱을 세운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이 참가했고, 성공적으로 비행을 마쳤다. 그 이후 버진갤럭틱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티켓을 판매하는 등 우주여행 사업에 열을 올렸지만,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항로 이탈을 이유로 우주선 발사를 금지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운항 재개 허가를 받은 건 같은 해 9월이었다. 그 이후로도 버진갤럭틱은 우주선과 모선의 비행 속도를 높이기 위한 기술 개발을 이유로 상업용 우주 관광 도입 시점을 수차례 연기해 왔다.
지난해 2월 버진갤럭틱은 일반인 대상 우주여행 상품 판매 재개에 나섰다. 1좌석당 가격은 45만달러(약 6억원)다. 기술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이 회사가 우주 관광으로 수익을 내려면 1년에 400회씩 우주선을 띄워야 한다”고 보도했다. 오는 6월 예정된 첫 상업 비행 ‘갤럭틱 01’에는 이탈리아 공군들이 탑승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버진갤럭틱홀딩스 주가는 4.08% 상승 마감했다. 시간 외 거래에선 13.02% 뛰었다. 약 6주 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것이자 지난 2월 15일(14%)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버진갤럭틱 주가는 브랜슨 회장의 우주 관광 이후 90% 이상 주저앉았다. 이 회사는 2018~2022년 사이 15억달러의 누적 손실을 냈고, 월가에선 올해에도 5억7500만달러 이상의 적자가 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브랜슨 회장이 지분율을 2019년 59% 대비 2021년 말 12%까지 대폭 낮춘 점도 투심 악화 요인으로 작용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