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한 카카오를 두고 증권사들이 잇달아 목표주가를 내리고 있다. 경기 둔화와 대규모 인공지능(AI) 투자로 당분간 수익 부진을 피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적이 바닥을 지나는 만큼 지금이 투자하기 적합한 시기라는 의견도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 키움, 하나, 한화, 교보 등 5개 증권사는 이날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했다. 미래에셋은 기존 대비 2000원 내린 8만원을, 키움은 4000원 내린 7만8000원을 목표주가로 제시했다. 외국계 증권사도 최근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내렸다. JP모건은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기존 대비 5000원 하향한 5만4000원으로, 씨티증권은 2000원 내린 6만4000원을 제시했다.
카카오는 지난 4일 최근 증권사 전망치를 크게 밑도는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카카오의 1분기 영업이익은 711억원으로 증권사 컨센서스(전망치 평균)였던 1227억원을 42% 하회했다. 경기 둔화로 인한 광고 매출 감소와 AI 관련 투자 본격화로 영업이익이 기존 전망보다 크게 낮아졌다는 게 증권사들의 공통적인 분석이다.
카카오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하반기 대규모 AI 모델 '코지피티(KoGPT) 2.0'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신규 사업 투자로 인한 연간 영업손실은 최대 3000억원에 달할 수 있다는 게 카카오 측 설명이다.
광고 수요 부진과 대규모 사업 투자가 겹치면서 2분기 실적도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지고 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광고주 수요회복 신호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고, 톡비즈 매출 반등도 하반기에야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AI 기술투자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당분간 수익 훼손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했다.
일부 증권사들은 카카오의 실적이 1분기 바닥을 찍은 만큼 현재가 투자하기 적합한 시기라는 의견을 내고 있다. 2분기 SM엔터테인먼트의 연결 실적이 반영되면 영업이익 반등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미뤄졌던 카카오톡 개편과 AI 사업 본격화로 주가와 실적 모두 전환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고 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2분기부터 SM의 실적이 연결 편입되면 분기 평균 300억원의 영업이익이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