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5월 08일 14:3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컬리가 앵커프라이빗애쿼티(앵커PE) 등 기존 투자자로부터 1200억원의 추가 투자금을 유치했다. 기업 가치는 2조8000억원으로 인정 받았다. 다만 올해 흑자전환에 실패하면 기업 가치를 절반 수준으로 낮춰 우선주를 더 늘려주겠다는 조건을 달았다. ▶본지 4월 4일자 A12면 참조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컬리는 제3자 배정 방식의 전환우선주(CPS) 유상증자를 통해 12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기존 주주인 앵커PE와 아스펙스캐피탈이 각각 1000억원, 200억원씩 추가 투자했다. 컬리는 확보한 투자금을 기업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신주 발행 주식수는 181만4113주다. 발행가액은 6만6148원이다. 유상증자 전 컬리의 발행주식 총수는 3863만5763주다. 컬리의 기업가치는 2조8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컬리는 2021년 12월 앵커PE로부터 상장 전 자금조달(프리IPO)로 2500억원의 투자금 유치했다. 당시 주당 발행가액은 9만9996원이었다. 1년 6개월여 만에 기업가치가 30% 이상 낮아졌다.
컬리는 2021년 7월 아스펙스캐피탈과 세콰이어캐피탈 등으로부터 2250억원 규모의 시리즈F 투자를 유치할 때 주당 6만6148원에 CPS를 발행했다. 기업가치가 2년 전 수준으로 돌아간 셈이다.
컬리는 이번 투자 유치를 하면서 투자자들에게 특정 조건을 만족하지 못하면 전환주식의 전환비율이 조정되는 옵션도 부여했다. 전환주식의 최초 전환 비율은 1 대 1이지만 올해 연말 기준 연결 재무제표상 영업이익이 손실인 경우 전환비율은 1 대 1.8462343으로 조정된다.
컬리가 올해 흑자 전환에 실패하면 앵커PE와 아스펙스캐피탈은 주당 3만5829원에 1주를 취득할 수 있는 셈이다. 이 경우, 컬리의 기업가치는 1조5000억원 수준으로 떨어지게 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컬리가 기업 가치를 조건부로 3조원 안팎으로 인정받은 셈"이라며 "앵커 등의 자금을 추가로 유치한만큼 IPO까지 시간을 벌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