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 슈퍼카 긁은 아이 봐줬더니…"내 자식 왜 혼내" 버럭한 엄마

입력 2023-05-08 09:24
수정 2023-05-08 10:07

2억4000만 원이 넘는 고급 외제차를 긁은 아이를 용서하면서 주의를 주자, 아이의 부모가 "애를 왜 혼내냐"고 항의를 해와 결국 수리비를 청구하기로 한 차주의 사연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지난 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차를 긁었다는데 참 이상한 세상"이라며 유료 주차장에 월 결제를 해 놓은 고급 스포츠카를 초등학생들이 긁었다는 사연이 게재됐다.

글 작성자는 "(주차장 관리자가) 많이 긁힌 건 아니고 하얀 기스들이 생겼다고 해서 '그냥 좀 혼내고 보내세요'하고 마무리했는데, 한두시간 후 쯤 '잠시만 오셔서 도와주시면 안 되겠냐'고 조심스럽게 부탁하더라"라며 "왜 그러냐 했더니 옆에서 여성 고함이 계속 났고, 현장에 가보니 애가 차를 긁어서 관리 직원분이 아이를 혼냈다고 아이들이 집에 가서 말하자 엄마라는 사람이 열받아서 난리를 치러 온 것"이라고 전했다.


차주는 "여긴 주차 시설이고, 차들이 보관된 곳이라 여길 들어와서 타인의 재산에 피해를 줬으니 잘못된 것은 가르쳐 줘야 하는 게 어른이다"며 "제가 '금전적으로 보상을 받는 것도 아니고, 잘잘못만 알려준 건데 그게 그렇게 화날 일인가요?'라고 하니, 소리를 빽빽 지르고, '차 기스 난 거 수리해 주면 될 거 아니냐', '왜 귀한 자식한테 네가 뭔데'라고 소리를 지르고 욕을 하시는데 말이 안 통했다"면서 결국 관리자와 아이에게 사과하고, 차를 정비소에 맡기고 수리 비용을 청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차체에 기스가 난 부위를 공개했는데, 사진 속 자동차는 최고급 스포츠카로 분류되는 아우디 R8 기종이었다. 판매가가 2억4000만원이 넘고, 수리비만 수천만원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차주는 정비 신고 이후 아이의 아버지에게 연락을 받았고 "아내가 산후 우울증으로 힘들어서 그렇다, 봐 주시면 안 되냐", "외벌이라 힘들다"고 사정했고, "처음에는 아이와 어른의 문제였기 때문에 그랬지만 지금은 어른과 어른의 일이니 그럴 수 없다"면서 수리비를 청구하고, 경찰에 정식 사건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차주는 "수리 과정이나 견적은 아직 안 나왔다"면서 "CCTV 증거 확보는 했고, 제가 직접 청구하기에는 번거롭고 모르는 게 많아 경찰에 접수했다"고 전했다.

앞서 2021년 중국에서도 1억7000만원에 달하는 차량을 지하 주차장에 세워뒀다가 초등학생에게 테러당해 심하게 파손된 사례가 국내에서도 화제가 된 바 있다. 당시 차량을 부순 A 양은 자신이 갖고 있던 칼과 볼펜으로 차를 긁고 낙서하는 것은 물론 차량 엔진룸 위에 올라가 발을 구르고, 두 주먹으로 차량 유리창 전면을 때렸다.

차주가 CCTV를 확인해 이런 사실을 확인하고 부모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이면서 피해 차주는 부모를 상대로 수천만원 상당의 수리 비용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