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 물 차고 하늘길 끊기고…남부 비바람 피해 속출

입력 2023-05-05 21:00
수정 2023-05-05 22:47
5일 강한 바람을 동반한 비가 많이 내린 남부지방에선 피해가 속출했다. 지하철역에 물이 들이차는가 하면 하늘길과 바닷길이 막혔다.

이날 광주광역시에 따르면 오후 4시30분 기준 시간당 39㎜의 비가 내린 광산구 일원에서 시설물 침수와 도로 물 고임이 계속됐다.

지하철 1호선 공항역에서는 대합실에 흙탕물이 들이차면서 오후 4시42분부터 1시간10분가량 열차가 무정차 통과했다.

도시철도공사는 역사 외부의 승강기 신설 현장에서 약 200톤의 빗물이 흘러들어와 침수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추가 피해 예방을 위한 배수로를 설치하고 있다.

전남에서는 농업 분야 피해가 속출하는 중이다.

고흥군 포두면·남양면, 강진군 마량면, 보성군 웅치면 등지에서 모내기를 끝낸 논 약 175㏊가 빗물에 잠겼다. 장흥군 대덕읍, 보성군 조성면·득량면, 강진군 신전면·도암면 등지의 밀과 보리 경작지 약 525㏊에서는 작물 쓰러짐 피해가 발생했다.

전날부터 내린 비는 오후 6시 기준 장흥 관산 318.5㎜, 해남 북일 317.5㎜, 고흥 나로도 305㎜, 보성 251.8㎜, 강진 212.5㎜, 완도 208㎜, 장흥 182.1㎜, 여수 180.8㎜, 해남 180.1㎜, 목포 105.3㎜, 광주 109.8㎜ 등 누적 강수량을 보였다.

많은 비와 강한 바람은 6일 새벽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기상악화로 하늘길과 바닷길도 끊겼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기상 악화로 이날 오후 5시 기준 13개 공항 309편(출발 기준)의 항공기 운항과 목포~홍도, 인천~백령 등 여객선 71개 항로 99척의 운항이 통제됐다.

행정안전부는 호우에 대처하기 위해 오후 5시부로 중대본 1단계를 가동하고 위기 경보를 '주의' 단계로 발령했다.

제주에 강한 비바람이 치면서 멈춰 섰던 제주국제공항 항공편 운항이 이날 오후 재개됐지만, 이틀간 결항편 승객을 모두 수송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항공편 141편(출발 64, 도착 77)이 제주국제공항에 이착륙했다.

각 항공사는 국내선 45편(출발 22, 도착 23)과 국제선 2편(출발 1, 도착 1)을 임시로 증편해 공항에 발이 묶인 승객을 수송 중이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