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여행 중 여자친구 이 모씨(31)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 모씨(32)가 구속됐다고 현지 언론이 5일 보도했다. 숨진 이 모씨와 김 모씨 모두 한국인이다.
대만 매체인 자유시보에 따르면 남부 가오슝 지방법원은 전일 오후 새로운 물증을 제시한 관할 가오슝 지검의 두 번째 구속 영장 신청을 받아들여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관할 지검 수사 결과에 따르면 김씨는 사건 조사에서 사망한 이씨와의 관계에 대해 4년이 넘는 교제 기간 동안 사이 좋은 관계를 유지했고, 결혼 문제를 두고서만 사소한 다툼이 있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지 경찰이 숨진 이씨의 친구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피해자는 김씨의 잦은 폭력 행사로 힘들어했다. 또 이씨가 폭력으로 인해 코가 멍들고 얼굴이 부어있는 자신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친구인 자신들에게 보여준 적이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아울러 이씨가 숨지기 전 방안에서 격렬한 충돌음을 들었단 진술을 확보, 좌측 후두부에 둔기로 맞은 부분의 상흔과 현장에서 압수한 술병의 모양이 일치하는 것을 파악했다.
앞서 지난 24일 오후 1시30분께 남자친구와 대만 여행을 하던 30대 한국 여성이 가오슝의 한 호텔에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30분 만에 숨졌다.
법의관은 지난달 27일 부검에서 이씨의 좌측 후두부의 상처가 일반적으로 넘어져 이 같은 상처가 발생할 가능성이 없다고 단언하면서 타살 가능성을 거론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