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기시다, 소부장·공급망 논의한다

입력 2023-05-04 18:23
수정 2023-05-05 01:36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오는 7일 정상회담에서 안보, 첨단산업, 과학기술 등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문제도 회담 의제 중 하나로 오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4일 브리핑을 통해 기시다 총리의 방한 일정 및 주요 의제를 공개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7일 소인수 회담과 확대 회담을 잇달아 연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한다. 이후 양국 정상 부부가 참석하는 만찬이 열린다.

기시다 총리가 정상회담 전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기시다 총리는 방한 이틀째인 8일 한국 경제단체장들과 간담회를 할 것으로 전해졌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직무대행 등이 참석할 가능성이 크다.

이 대변인은 “기시다 총리의 이번 방한은 양국 간 셔틀 외교가 본격 가동되는 의미가 있다”며 “양국 정상은 안보와 첨단산업 및 과학기술, 청년 및 문화협력 등 양국 간 주요 관심사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 안팎에서는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분야 협력 강화와 양국 공급망 회복 등이 주 의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방안도 논의 안건으로 오를 것으로 알려졌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는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일본 정부는 올여름 오염수를 방류할 계획인데, 한국 내에선 이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민들이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굳이 현안에서 제외할 필요가 없다”며 이를 의제 중 하나로 설정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했다.

한·일 양국의 청년 교류를 위한 공동기금을 설립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미래 세대를 위한 여러 노력이 많이 반영됐고, 지금 모든 정상 및 정부 간 협의를 할 때 청년을 위해 무엇을 할지가 가장 중요한 관심사”라며 “이런 흐름에 따라 관련 협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 선언문 채택 여부는 불투명하다. 정부 내에선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더 많다.

양국 정상의 만찬 메뉴는 한식이 될 전망이다. 만찬에 곁들일 술은 기시다 총리가 선호하는 종류로 선택될 것이라고 대통령실 관계자가 전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기시다 총리가 좋아하는 사케와 비슷한 청주가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일부 일본 언론은 만찬이 윤 대통령 부부가 거주하는 한남동 관저에서 열릴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당초 장소를 옮겨 2차 모임을 하는 것도 검토했으나, 대통령 관저 내에서 홈파티 형식으로 열리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차 만찬 여부와 메뉴 등은 손님인 기시다 총리의 요청에 따라, 또 상황에 따라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