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클라우드가 보안에 특화한 웹브라우저를 선보인다. 대학에서 학생 평가용 웹브라우저를 테스트한 뒤 연내 기업·기관용 웹브라우저를 정식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웹브라우저 시장의 절대 강자인 구글 크롬의 점유율이 50% 아래로 내려간 지금 시점을 시장 확대의 적기로 본 것이다. ○웹브라우저로 대학 부정 시험 막는다
네이버클라우드는 4일 기업·기관 맞춤으로 설정과 관리가 가능한 웹브라우저인 ‘웨일 엔터프라이즈’의 시험 운영(베타서비스)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웹브라우저는 인터넷 콘텐츠를 열람할 때 쓰이는 플랫폼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2017년부터 범용 웹브라우저인 웨일을 공급해왔다. 웨일은 마우스로 영단어를 드래그하면 뜻이 표시되는 기능과 한글 문서용 ‘hwp 파일’을 바로 볼 수 있는 기능 등으로 유명하다.
네이버클라우드는 한국항공대에 온라인 강의·시험을 볼 때 쓰는 웹브라우저로 웨일 엔터프라이즈를 보급하기로 했다. 기존 웹브라우저 환경에선 학생들이 온라인 시험을 보는 과정에서 정보가 유출되거나 다른 프로그램을 통해 부정행위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한국항공대는 보안 체계를 강화한 웨일 엔터프라이즈를 통해 학생들이 시험 중에는 관련 웹사이트만 접속할 수 있게 하거나 추가 프로그램 설치를 막을 계획이다.
웹브라우저는 국내 기업들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영역이다. 네이버는 국내 포털 시장 점유율이 60%가 넘지만, 웨일은 국내 인터넷 환경에 맞춰 개발됐음에도 점유율이 10%에도 못 미친다. 네이버클라우드가 기업·기관용 웹브라우저를 보급하는 등 우회적인 방식으로 시장을 공략하는 배경이다. 회사 관계자는 “다운로드 방지 등 보안에 보탬이 되는 다른 기능도 개발해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크롬, 7년 만에 점유율 과반 무너져국내 웹브라우저 시장에선 구글 크롬의 위세가 예전만 못하다. 시장조사업체인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웹브라우저 시장에서 크롬은 48.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2016년 5월 이후 7년 만에 점유율 과반이 무너졌다. 애플 사파리(18.8%), 삼성 삼성인터넷(15.6%)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웹브라우저를 제외하면 네이버클라우드의 웨일(8.8%)이 크롬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다.
최근 구글도 시장 방어를 위해 보안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자료유출방지(DLP), 악성 프로그램 방지, 검색엔진 접근 제한 강화 등의 신규 기능을 선보였다. 구글 관계자는 “개인정보 등의 기밀 사항이 담긴 파일을 인쇄하기 전에 경고하거나 이를 차단하는 기능을 도입했다”며 “크롬은 안정적이고 생산적인 기업 환경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 자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엣지는 아직 존재감이 미미하다. 이 회사는 지난 2월 기존 웹브라우저였던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엣지로 범용 웹브라우저를 통합했다. 자체 검색엔진인 ‘빙’의 챗GPT 기능을 엣지에서만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승부수를 띄웠지만, 점유율은 제자리걸음이다. 지난달 엣지의 국내 시장점유율(5.8%)은 지난해 같은 기간(7.8%)보다 2%포인트 내려갔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