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로펌업계 10위인 동인이 최근 전력보강에 힘을 쏟고 있다. 전문성을 인정받은 외부 인재들을 잇달아 영입하고 신규 전문조직도 꾸렸다. ‘형사소송의 강자’ 이미지에서 벗어나 종합로펌으로서 성장을 확실히 보여주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여러 중견로펌이 업계 10위 자리를 노리고 공격적으로 몸집을 불리는 상황에서 ‘수성’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5일 로펌업계에 따르면 동인은 지난달 오창국(사법연수원 28기)·정혁진(30기)·배한영(30기) 등 중소로펌 경문의 변호사 8명을 한꺼번에 영입했다. 지적재산권과 금융 분야 등에서 전문성을 인정받는 인물들이 합류했다. 이 로펌은 앞서 지난 3월엔 문성관(29기)·윤도근(30기)·박노수(31기) 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박기종 전주지검 군산지청장(30기), 이태일 전 서울북부지검 부장검사(31기), 이자경 전 서울남부지검 검사(38기) 등 전관 출신 변호사 6명을 새 식구로 맞았다.
동인은 비슷한 시기 전문조직인 국방·방위산업팀도 새로 꾸렸다. 이 분야 송무·자문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선제적으로 일감 확보에 나섰다는 평가다. 국방·방위산업팀은 군인의 인사처분, 징계처분, 형사처벌 등에 따른 분쟁과 방산 업체들의 입찰·협상·수정계약·지체상금·계약해제, 행정제재, 감사·수사, 재판 등을 종합적으로 다룬다. 이 로펌은 지난해 말엔 부동산시장 한파에 따른 법률문제를 전담하는 ‘부동산시장 위기대응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동인이 적극적으로 전력 강화에 나선 것은 업계 10위 수성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라서다. 법무법인 린과 LKB파트너스는 지난 2월 합병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맺고 통합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두 로펌은 오는 12월 통합법인을 출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업 자문에 강한 린과 송무의 강자인 LKB파트너스가 살림을 합치면서 양쪽 모두 경쟁력을 갖춘 종합로펌이 탄생할 전망이다. 통합법인의 변호사 수는 200여명으로 예상된다.
클라스와 한결도 올초부터 합병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린-LKB파트너스와 마찬가지로 송무(클라스)와 자문(한결)이 강한 로펌끼리 손을 잡는 사례다. 두 로펌 모두 최근 다른 로펌과 합치면서 덩치를 키워왔음을 고려하면 이번 합병이 또 한 번의 ‘벌크업’ 계기가 될 전망이다. 클라스는 2019년 말 법무법인 충정의 강남분사무소를 흡수합병했다. 한결은 법무법인 내일(2007년) 한울(2011년) 한빛(2014년)과 잇달아 합병했다.
YK 역시 로펌업계 10위 도약을 노리는 곳 중 하나다. 이 로펌은 이달 중 6개 지역에 분사무소를 낼 예정이다. 새 분사무소들이 정식 영업을 시작하면 YK의 국내 거점은 총 20곳으로 늘어난다. 형사소송에 특화됐다는 평가를 받는 이 로펌은 최근 들어 다른 분야의 인재들을 대거 영입하는 등 종합로펌으로 올라서기 위한 투자에 한창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에만 김경(기업법무) 김학훈(M&A) 이기선(인사·노동) 추원식(금융) 등 대표변호사 7명을 포함해 40여명이 새로 합류했다.
로펌업계에선 동인이 당분간 이들 중견 로펌들과 10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고 있다. 동인의 지난해 매출은 575억원(국세청 부가가치세 신고기준)으로 전년보다 1.8% 늘었다. 21.1%의 성장률을 보인 9위 대륙아주와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대륙아주는 지난해 매출 848억원을 거두며 창사 후 처음 매출 800억원을 넘어섰다. 올해가 마지막 임기인 노상균 동인 대표변호사는 “유능한 변호사 영입과 역량있는 로펌과의 합병 등을 통해 7대 로펌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상태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