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재건축 '헬리오시티'…설립 20년만에 조합 해산한다

입력 2023-05-04 10:33
수정 2023-05-04 10:38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가 조합 설립 20년 만에 해산 절차를 밟는다. 단지 내 상가 처분에는 실패했지만, 더는 조합 해산을 늦출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헬리오시티는 2018년 입주를 시작했다. 그러나 조합 해산이 늦어지며 조합원이 부담해야 할 비용은 늘어났다. 단지를 둘러싼 소송 역시 진행 중이다. 조합원들은 늘어난 비용 탓에 청산금 배당은커녕 추가 분담금을 걱정하고 있다.

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가락시영 재건축 조합은 최근 대의원회를 개최하고 조합 해산을 결의했다. 2003년 조합이 설립된 이후 20년 만이다. 재건축조합은 새 아파트가 지어지고 입주가 완료되면 남은 재산을 정리한 뒤 해산을 결정한다. 헬리오시티는 2018년 12월 입주를 시작했다. 그러나 소송과 보류지 처분에 시간이 걸리며 해산 일정이 4년 가까이 지연됐다.

해산이 지연되며 조합원들이 기대했던 정산금 지급은 불가능해졌다. 일반적으로 재건축 조합은 일반분양 수익 등이 남으면 해산 과정에서 조합원들에게 배분한다. 그러나 헬리오시티는 조합원 간 소송이 계속되고 있는 탓에 오히려 추가 분담금을 걱정하는 분위기다.

한 대의원은 “아파트 조합원에게 지급할 정산금이 없다는 건 이미 확인됐다”며 “오히려 소송 기간이 길어지며 추가 분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헬리오시티는 입주가 지연되며 일반 분양자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과 일부 공사대금 문제가 남았다. 조합원들이 제기한 하자 소송 역시 아직 끝나지 않았다.

유찰이 반복되고 있는 보류지 매각도 문제다. 보류지는 조합이 소송과 지분 누락 등을 대비해 일반분양하지 않고 남겨둔 물량이다. 아파트 보류지는 일찌감치 완판에 성공했다. 그러나 상가 보류지는 해산 전까지 유찰이 거듭됐다. 조합은 지난 2월에도 상가 보류지 잔여분 4개 호에 대한 매각에 나섰는데, 코로나19 이후 계속된 장기침체와 최근 급등한 금리가 발목을 잡았다.

상가 보류지 매각 실패에 소송까지 겹치면서 조합 측은 “상가 조합원들에게는 정산금이 지급돼야 하지만, 상가 조합원이 제기한 이전고시 취소소송이 진행 중이어서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헬리오시티는 9510가구 규모로, 재건축 조합원만 6700명에 달한다.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이전까지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이란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이후 서울 동남권에서 가장 거래가 많은 대단지 아파트로 평가받았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