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7조 받는다…'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비밀 무기' [신정은의 글로벌富]

입력 2023-05-04 13:10
수정 2023-05-04 13:50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의 포트폴리오는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성공적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는 좋은 기업을 고르는 기묘한 재주다. 두번째는 배당금을 지급하는 주식에 대한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것이다. 타고난 투자 재주는 따라갈 수 없더라도, 배당주 투자는 일반 투자자들도 참고할 만한 부분이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벅셔해서웨이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배당주 투자로 약 57억달러(약 7조5600억원)의 수익을 올릴 것이라고 3일(현지시간) 전망했다.

가장 많은 배당금이 예상되는 곳은 석유회사 셰브론이다. 벅셔해서웨이는 최근 꾸준히 셰브론 주식을 매입해 최대 주주 자리에 올랐으며 올해 10억달러 이상의 배당금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셰브론은 36년 연속 배당금을 늘렸다.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에 따르면 벅셔해서웨이는 코카콜라와 애플, 뱅크오브아메리카에서도 각각 7억달러 이상, 크래프트하인즈에서 5억달러 이상, 아메리칸익스프레스에서는 약 3억6300만달러의 배당금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곤차가대학의 교수이자 버핏에 대한 책을 쓴 토드 핀클은 "버핏이 오랜 시간 탁월한 성과를 거둔 것은 많은 경기 순환 주기에 잘 견디면서 배당금을 올리는 기업을 선택했기 때문"이라며 "시간이 지나면서 벅셔해서웨이의 주식 포트폴리오 가치는 높아졌고, 재투자할 수 있는 현금을 늘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작년 말 기준으로 벅셔해서웨이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으로 1286억달러(약 171조원)를 보유하고 있다.

벅셔해서웨이는 1994년 코카콜라의 4억주를 13억달러에 매입했다. 그해 벅셔해서웨이는 7500만달러의 현금 배당을 받았다. 2022년에는 코카콜라로부터 7억400만달러의 배당금을 받았다. 지분가치가 250억달러로 불어났기 때문이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도 비슷하다. 벅셔해서웨이는 1995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주식을 13억달러 어치 매입했고 그해 배당금으로 4100만달러를 받았다. 현재 벅셔해서웨이가 보유한 아메리카 익스프레스의 주식은 220억달러로 평가된다.

그러나 벅셔해서웨이는 코카콜라와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등으로부터 받은 배당금을 해당 주식에 재투자하지는 않았다.

물론 모든 주식이 그렇든 배당주도 투자 위험은 있다. 기업들이 현금이 부족하면 배당을 줄이거나 중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이 배당을 줄인다면 재정적인 문제가 있다는 신호로 해석돼 주가 하락으로 일어질 수도 있다. 또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주가가 더 비싼 성장주에 배팅하는 시기에는 배당주의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