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마동석도 중국 것이라고 하겠네"…분노 폭발

입력 2023-05-03 10:43
수정 2023-05-03 11:10

중국에서 불만 사항을 쉽게 처리하기 위해 한국 배우 마동석의 사진을 이용하는 일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이 같은 소식에 한국 누리꾼들은 "조만간 마동석도 중국 것이라고 하겠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최근 중국에서는 삼겹살도 중국 문화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논란이 일고 있던 상황이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중국 네티즌들이 최근 자신의 온라인 프로필을 마동석 사진으로 변경하는 유행이 포착된다. 영화 부산행, 이터널스 등 작품에서 힘센 역할을 소화해낸 마동석의 사진으로 프로필을 바꾸면 온라인상에서 빚어지는 크고 작은 분쟁을 보다 쉽게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유행은 중국의 유명 리뷰 애플리케이션(앱) '샤오홍슈'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는 게 가디언의 설명이다. 샤오홍슈는 사진 및 동영상 공유 플랫폼인 인스타그램에 커머스 기능을 더한 앱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성격을 가진 쇼핑몰로 알려져 있다.


한 중국 네티즌은 자신의 SNS에 마동석의 일상 사진을 올리고 "마동석 프로필 사진으로 바꾸고 생활이 더 편해졌다"는 글을 올렸다. 또 다른 네티즌도 "프로필 사진을 여성으로 해놓고 고객 서비스를 받았을 땐 나를 무시했다"면서도 "마동석으로 프로필 사진을 바꾼 뒤엔 접객 태도가 훨씬 정중해졌고, 심지어 할인까지 해줬다"고 전했다.

중국 앱 틱톡에 한 네티즌은 "프로필 사진이 (중국계 미국 여배우) 유역비였을 때엔 숙소 관리자가 내 요청을 무시하더니 마동석 사진으로 바꾼 뒤, 단 두 문장만으로도 몇 분 만에 문제를 해결해줬다"는 경험담을 올리기도 했다.

'마동석 효과'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집 앞에서 스쿠터를 도난당한 한 네티즌은 "마동석 사진을 달고 아파트 단체 채팅방에서 도난 사실을 알렸는데 30분 뒤 (누군가) 스쿠터를 원래 자리로 돌려놨다"는 후기를 남기기도 했다.

이와 같은 방식은 이미 국내 네티즌들 사이에서 익히 알려진 내용이다. 과거 국내 온라인상에선 중국의 해외직구 쇼핑몰에서 마동석 사진을 프로필 사진으로 걸었더니 배송이나 민원 처리가 빠르다는 정보가 확산됐다. 이에 착안해 중국 쇼핑몰 알리익스프레스가 마동석을 직접 광고 모델로 내세우기도 했다.

다만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내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항의가 빗발쳤다. 이들은 "조만간 마동석이 중국 사람이라고 우기겠다", "김치, 한복, 삼겹살도 중국 것이라더니 이제 곧 마동석이 중국인이라고 할 것", "마동석이 미국인인 걸 중국인들은 모르나" 등 비판을 쏟아냈다. 마동석은 19살이 되던 해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 국적을 취득했다.

최근에는 삼겹살을 중국 음식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중국 SNS에서 늘어나고 있어 논란이 일던 터다. 2일 서경덕 성신여대 교양학부 교수에 따르면 중국의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 백과사전에서는 삼겹살 구이를 '중국의 전병에 싸 먹는 대파 돼지볶음에서 유래한 음식'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서 교수는 "이제는 '김치 공정'을 넘은 '한식 공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