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법 제정안과 의사면허박탈과 관련한 의료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에 반발하는 의사, 간호조무사 등의 부분 파업이 시작된다.
대한의사협회(의협), 대한간호조무사협회를 비롯한 13개 보건의료단체가 참여한 보건복지의료연대(의료연대)는 3일 연가 또는 단축 진료를 하고 늦은 오후 전국 각지에서 '간호법·면허박탈법 강행 처리 더불어민주당 규탄대회'를 개최한다.
의료연대에는 의협을 포함해 대한간호조무사협회·대한방사선사협회·대한병원협회·대한보건의료정보관리사협회·대한임상병리사협회·대한응급구조사협회·대한치과의사협회·한국노인복지중앙회·한국노인장기요양기관협회·한국요양보호사중앙회·한국재가노인복지협회·한국재가장기요양기관협회 등 의료직역 13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이날 연가투쟁은 의료연대 소속 직군 가운데 간호조무사 위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의료연대는 연가투쟁으로 인한 환자 불편 등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참여 여부나 시간을 자율적으로 했다. 다만 부분파업을 시작으로 11일 연가 투쟁 등을 진행했을 때도 대통령 거부권 행사 등의 변수가 없을 경우 17일 범의료계 400만 회원이 참여하는 총파업을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간호법은 의료법에 포함된 간호사 규정을 떼어내 간호사의 업무 범위·체계 등에 관한 단독법을 제정하는 것. 의료법 개정안 역시 화두다. 개정안에는 모든 범죄에 대해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아 의사 면허가 취소된 후 재교부받았음에도 또다시 금고 이상의 실형을 받을 경우, 의사 면허를 취소하고 10년간 재교부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집단 파업시 파급력이 가장 큰 전공의(레지던트)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전날 회견을 통해 당장의 집단행동에는 신중하지만, "의료계와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법안·정책이 추진되면 전공의 파업 등 단체행동을 논의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대한간호협회는 간호법 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할 때까지 전국민 서명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간협 측은 서명운동을 시작한 지 40일 만에 58만여명의 국민이 간호법이 필요하다는 찬성의 목소리를 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복지부)가 휴진을 자제해 달라고 강력히 요청했다. 또한 휴진에 대비해 응급환자 대응체계를 빈틈없이 구축하고 지방의료원, 보건소, 보건지소도 진료를 시행하도록 할 계획이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이날 오후 간호·간병 통합 서비스를 운영하는 경기 성남시 분당러스크재활병원을 방문해 협조 체계를 점검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달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간호법은 오는 4일 정부로 이송될 예정이며, 대통령은 이날로부터 15일 이내 공포하거나 이의가 있으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은 국회에서 재의해야 한다. 재의된 법안은 재적의원 과반수가 출석하고 3분의 2 이상 찬성해야 통과할 수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