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택자가 낼 올해 재산세가 한결 가벼워진다. 공시가격이 떨어진 데다 과세표준을 정할 때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 반영비율(공정시장가액비율)도 내려갔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때 60%였던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지난해 1주택자에 한해 45%로 내려갔는데, 올해도 유지된다. 행정안전부는 이 비율을 다시 3억원 이하 43%, 6억원 초과는 45%로 세분화해 1주택자의 93%를 차지하는 공시가 6억원 이하 주택을 배려했다.
여소야대에서 세법을 손대지 않고 시행령 개정만으로 적기에 이런 감세 행정을 편 것은 평가할 만하다. 이번 조치로 1주택자의 세 부담은 지난해보다 9~47% 줄어든다. 수요·공급의 기본 원리를 무시한 채 징벌적 중과세와 과도한 대출 규제에 매달린 전 정권의 부동산 헛발질이 조금씩 정상화되는 것 같다. 재산세·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만이 아니라 취득세·양도소득세까지 중과 일변도로 아직 너무 복잡하다.
한국의 재산세는 오르내리는 집값에 직접 연동된다. 매년 공시가격을 산정한 뒤 다시 반영비율을 정하면서 납세자의 불만이 대체로 높다. 미국은 고정된 구입비에 정해진 세율을 적용해 간단하다. 정부가 집값 변동에 개입할 여지와 책무감도 적다. 어느 쪽이 꼭 좋다 나쁘다 하기는 어렵지만, 정부와 국회는 더 나은 세제를 위해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개혁 방향은 국가와 경제발전에 기여, 지속 가능 모델, 효율성·형평성의 조화, 불필요한 조세 저항을 없애는 쪽이다. 그렇게 본다면 우리 세제에서 개선할 부분이 많다. 전 정권의 부동산세제 같은 ‘세금의 정치화’ ‘정략 세제’는 다시 없어야 한다.
이번 재산세 경감 조치로 줄어들 세수는 1조40억원이라고 한다. 작년 118조원인 지방세수를 올해 115조원으로 잡았기 때문에 그 범위 내라는 게 행안부 판단이다. 639조원인 정부지출 예산과 비교해도 ‘가성비’ 좋은 감세 행정이다. 소비·투자·수출 활성화로 부가·법인·소득세가 자연스럽게 늘어나게 하는 게 재정 운용의 정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