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과 11일 일부 동네의원에서 오후 늦게 진료받는 게 어려워진다. 의사와 간호조무사 등이 전국 각지에서 ‘간호법 반대’ 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부분 파업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박명하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서울 이촌동 의사협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일 오후 전국에서 간호법 등에 반대하는 규탄대회를 열 것”이라고 했다. 이번 집회는 의사협회, 대한간호조무사협회 등 13개 보건의료 단체가 속한 보건복지의료연대가 이끈다. 방사선사 응급구조사 임상병리사 보건의료정보관리사 요양보호사 등도 참여한다.
부분파업일은 3일과 11일로 정해졌다. 당초 의사협회는 4일 첫 번째 부분 파업에 들어가겠다고 밝혔지만 간호조무사협회 요청에 따라 첫 파업일은 3일로 정해졌다. 13개 단체 중 치과의사협회는 11일 하루 동안 파업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들은 집회일 오전 정상 진료한 뒤 오후 늦게 병원 문을 닫고 전국 각지에서 시위에 참가할 계획이다. 서울은 국회의사당 앞에서 진행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간호법에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오는 17일께 총파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박 위원장은 “거부권 행사 여부를 보고 파업 계획을 추가 논의할 것”이라며 “국무회의에서 (거부권 행사로) 결론 내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들은 1년 넘게 국회 앞에서 이어온 1인 시위 장소를 이날부터 용산 대통령실 앞으로 옮겼다.
첫 집단행동에 들어가지만 당장 환자 진료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집회가 늦은 오후에 진행되는 데다 연가 투쟁에 들어가는 간호조무사들도 시간과 형태를 다양하게 조절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간호조무사들은 주로 동네의원 등에서 환자 진료 업무를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3일과 11일 진행되는 이들의 연가투쟁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의료기관도 동네의원이다.
중대형 병원 모임인 병원협회가 파업에 동참하고 대학병원 등에서 근무하는 인턴·레지던트 등 전공의까지 병원 밖으로 나서면 사실상 의료 시스템 마비로 이어질 수 있다. 이들은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 17일 총파업으로 이어지면 단체행동에 합류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총파업에는 민간 응급구조사들도 참여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뒤에도 문제다. 간호법 제정안을 요구해온 간호사들이 반대 목소리를 높이기 위해 단체행동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서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세 번째 긴급상황점검회의를 열고 비상진료기관 운영 방안을 점검했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국민 건강과 안전을 위해 휴진을 자제해달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