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AI를 접목한 온라인 카페 광고 상품으로 수익성 회복을 노리고 있다. AI를 통해 광고 비즈니스 모델을 정교하게 다듬겠다는 포석이다. 광고는 네이버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핵심 수익원이다. 네이버는 카페 광고를 통해 AI의 가능성을 테스트한 뒤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미국 등 해외에서도 챗GPT 같은 생성형 AI를 매출과 수익으로 연결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 AI로 광고 매출 증대 노려
2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온라인 광고 상품인 ‘커뮤니케이션 애드’를 선보였다. 네이버의 생성형 AI가 온라인 카페의 게시글과 댓글을 분석해 맥락에 맞는 광고를 게시하는 서비스다. 맘카페에서 자녀들의 체육 시간이 화제가 되면 운동화 및 선크림 광고를 게시글이나 댓글로 올리는 식이다. 지금까지는 미리 정해 놓은 카페 카테고리에 따라 광고가 배정됐다.
업계에선 커뮤니케이션 애드가 성장세 둔화로 골머리를 앓았던 네이버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이 회사의 광고 사업 매출(연결 기준)은 3조5680억원으로 전체 매출(8조2201억원)의 43%를 차지했다. 클라우드, 커머스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네이버엔 광고 사업 비중이 절대적이다. 하지만 지난해 네이버의 광고 사업 매출 증가율은 7.9%로 전체 매출 증가율(20.6%)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업계에선 네이버가 오는 7월 초거대 AI인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애드의 ‘두뇌’가 하이퍼클로바X로 바뀌면 타깃 맞춤형 광고가 한층 정교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 관계자는 “AI를 광고 상품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테스트하는 단계”라며 “AI 기술이 개선되면 스포츠 중계창의 실시간 대화 등에서도 맞춤형 광고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AI로 광고 제작 나서
해외 빅테크(대형 기술기업)도 AI 광고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메타는 지난달 26일 “AI 기반 콘텐츠 추천 기능을 인스타그램에 도입한 결과 사용자의 지난 1분기 앱 체류 시간이 전년 동기보다 24%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체류 시간 증가에 힘입어 메타의 1분기 매출(286억달러)도 전년 동기 대비 3% 늘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AI가 광고 판매에서 더 많은 수익을 올리는 데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 발표 다음날 메타 주가는 하루 만에 14% 급등하기도 했다.
음악 콘텐츠와 AI를 접목해 광고 시장을 개척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구글은 최근 몇 달 내에 유튜브에서 Z세대(18~24세)에 맞춘 음악 광고 솔루션을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음악 관련 영상을 AI로 분석해 시청자 특성에 맞는 광고를 집중적으로 배치하겠다는 얘기다.
광고 제작에도 AI를 활용할 방침이다. 구글은 지난달 20일 광고주가 글, 사진, 영상 등을 제공하면 AI가 광고 목표와 소비자층을 분석해 광고 영상 등의 이미지를 제작해주는 서비스도 시연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생성 AI 도입 덕분에 구글이 광고 대행사보다 더 정교하게 광고 캠페인을 만들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