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사건과 관련해 검찰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자진 출두하자 국민의힘은 "수사 방해"라고 비판했다.
송 전 대표는 2일 오전 10시쯤 서울중앙지검 1층 로비에 도착해 검찰청 직원에게 검사 조사실 출입증 교부를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검찰은 피조사자가 일방적으로 출석 일정을 정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결국 송 전 대표는 이날 중앙지검 1층 현관에서 미리 준비한 입장문을 읽은 후 돌아갔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송 전 대표의 언행에 대해 "어떤 범죄 피의자도 자기 마음대로 수사 일정을 못 정하는데, 이는 특권의식의 발로"라면서 "겉으로는 검찰수사에 협조하는 모양새를 취하는듯하나, 실제로는 검찰수사를 방해하고 여론을 호도하려는 고도의 정치적 계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출두쇼'를 넘어선 송영길 전 대표의 '수사불복, 수사방해'"라며 "법 위에 군림하려는 오만함의 극치"라고 직격했다.
권성동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송영길 전 대표는 자숙하고 있어도 모자랄 판에, 자진 출두 퍼포먼스를 벌이며 언론을 향해 대인배 흉내를 내고 있다"며 "공당의 대표까지 지내신 분이 '나 한 명으로 퉁치자'는 식으로 사법 거래를 시도해서야 되겠나"라고 반문했다.
검찰은 2021년 민주당 당대표 선거 당시 캠프 관계자들이 송영길 전 대표를 당선시키기 위해 민주당 현역 의원 등 40여 명에게 돈 봉투 9400만원을 뿌린 정황 외에, 송 전 대표가 자신의 후원 조직인 '평화와 먹고 사는 문제 연구소'(먹사연) 등을 통해 개인적으로 자금을 조달해 살포했을 가능성을 조사 중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9일과 이달 1일 송 전 대표 자택, 먹사연, 선거 캠프 관계자 등의 자택 등을 압수 수색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