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가 김치, 삼계탕에 이어 삼겹살도 "중국음식"이라고 주장해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반박했다.
서 교수는 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중국의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 백과사전에서 '삼겹살 구이는 중국의 전병에 싸 먹는 대파 돼지고기볶음에서 유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바이두는 '삼겹살 구이는 골목마다 있는 고깃집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주문하는 메뉴'라고 덧붙였고, '삼겹살은 중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요리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며 "이 정도면 '김치공정'을 넘어선 '한식공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삼겹살에 대해 "정확한 문헌 기록은 남아 있지 않지만, 음식 전문가들에 따르면 삼겹살을 구워서 쌈을 같이 내어 파는 방식이 시작된 건 1970년대 중후반부터로 추정하고 있다"며 "역사가 그리 길지 않은 한식을 대표하는 '현대음식'이라는 게 정론"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삼겹살을 현대 한국인들의 '소울 푸드'"라고 칭했다.
그러면서 바이두 측에 지속해서 항의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서 교수는 "바이두의 오류를 또 바로잡겠다"며 "'한국 김치는 중국에서 유래했다'는 부분에 대해 꾸준히 항의했더니 이 문장이 한때 사라지기도 했다"면서 바이두의 '한식공정'을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볶거나, 찌거나, 튀기는 음식을 즐겨 먹지만, 구이를 하는 방식의 조리법은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생채소로 쌈을 싸 먹는 방식 역시 중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문화로 전해진다.
서 교수의 지적에 네티즌들도 "중국 내에서도 '한국식 숯불구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삼겹살을 판매하고 있는데, 앞뒤가 다른 행동이다", "본인들의 다양한 식문화가 있음에도 왜 저러나", "중국인들은 피자도 자기들 거라고 하지 않았나" 등의 반응을 보이며 응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바이두 백과사전에 한국 음식이나 문화가 "중국의 것"이라고 기재된 건 반복되온 논란이다. 김치, 삼계탕을 중국에서 기원했다고 적었을 뿐 아니라 '한복'을 중국을 전통 복식이라 칭하고, 지난달에는 '농악무'를 중국의 민속 무용이라고 설명한 사실이 알려졌다.
중국은 한국뿐 아니라 서구 문화권에 대해서도 "우리가 발상지"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탈리아 대표 요리인 피자에 대해서도 "중국의 '충유빙'이라는 음식이 기원이다"며 "마르코 폴로가 중국에 머물 때 이 요리를 너무 좋아해 이탈리아로 돌아가서 나폴리 식자재를 얹어 먹은 게 오늘날 피자"라고 주장을 하는 중국 네티즌들이 있다. 면 요리 역시 중국이 기원이며 이탈리아 스파게티는 중국 면 요리의 '짝퉁'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