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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경제 둔화 우려가 가전, 컴퓨터, 산업용 반도체 시장에 역풍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여전히 전망이 밝다.”
비벡 아리아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애널리스트가 지난 3월 분석 노트에서 언급한 내용이다. 그는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병목 현상 속에서도 성장세가 기대되는 온세미컨덕터(이하 온세미)를 콕 집어 매수를 권했다.
지난달 28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온세미 주가는 2.83% 오른 71.96달러로 마감했다. 1년 전보다 38% 올랐지만 2월 사상 최고가인 87.55달러를 기록한 뒤 다소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온세미는 1999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설립된 반도체 제조사다. 산업·차량용 전력 반도체와 센서 반도체가 주력 제품이다. 지난해 4분기 수익의 47%를 차량용 반도체 부문에서 거뒀다.
온세미는 창립 이후 끊임없는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불렸다. 2008년 카탈리스트 세미컨덕터, 2011년 산요반도체를 인수한 데 이어 2016년에는 반도체업계의 원조라 불리는 페어차일드 반도체를 인수했다.
페어차일드 인수를 거쳐 온세미는 차량용 전력반도체 시장 8위에서 2위로 성큼 도약했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온세미는 2021년 전력반도체 시장에서 7.5%의 점유율을 차지해 선두 인피니온(19.7%)의 뒤를 이었다.
온세미는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한 지난달 25일 수소·친환경 기업 5곳과 함께 한국에 19억달러(약 2조5450억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2025년까지 1조4000억원을 투입해 경기 부천에 전력반도체 연구시설을 짓고 기존 공장도 증설한다는 계획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선 ‘MAAANGO’란 신조어가 유행이다. 마벨테크놀로지(MRVL), 브로드컴(AVGO) 등 반도체 수요가 감소해도 기술력을 갖춰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7개 기업의 약자(티커)를 딴 말이다.
온세미는 최근 글로벌 차량 제조사들과 협력을 확대하면서 이런 평가를 증명하고 있다. 지난 1월 폭스바겐 차량의 차세대 플랫폼에 들어가는 실리콘카바이드(SiC) 전력용 반도체를 공급하기로 합의했고 같은 달 현대자동차도 EV6 GT에 온세미 SiC 반도체를 장착한다고 발표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