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이 연 4%대 정기예금 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시중은행과 금리 격차가 줄어들면서 금리 매력도가 떨어지자 자금 이탈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보다 높은 금리 상품을 찾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권이 넓어진 셈이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현재 저축은행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3.87%다. 이는 한 달 전(연 3.79%)보다 0.08%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범위로 보면 연 3.3~4.5%까지 다양한 상품이 나와 있다.
저축은행별로 보면 OK저축은행·웰컴저축은행·CK저축은행 등이 연 4.5%의 정기예금 상품을 내놨다. 대한저축은행·더블저축은행·동양저축은행·참저축은행 등도 지난달 연 4.4%의 정기예금 상품을 출시했다. 드림저축은행·우리저축은행·키움저축은행 등은 연 4.3%의 정기예금 금리를 제공한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저축은행의 평균 정기예금 금리는 연 5%를 훌쩍 넘었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우세해지고 시장금리가 떨어지면서 저축은행의 평균 금리 역시 한때 연 3.7%대까지 낮아졌다. 일반적으로 저축은행 예금 금리는 시중은행보다 0.8~1.0%포인트 정도 높지만, 이 같은 금리 격차도 점점 좁혀졌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의 수신 잔액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저축은행이 수신 유치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저축은행 예금 가입을 고려한다면 예금자 보호 한도 5000만원 이내에서 가입하는 게 좋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재무 건전성은 양호한 수준이다. 저축은행 전체 올 1분기 자기자본비율(BIS)은 13.6%로 지난해 말(13.15%)에 비해 0.45%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법정 규제 비율인 7~8%와 금융당국의 권고 비율인 11%를 웃도는 수준이다. 유동성 비율 역시 241.4%로 법정 기준(100%)의 두 배가 넘는다. 저축은행들이 1분기에 전체 자산이 줄어들고 적자를 내긴 했지만, 이는 고위험 대출을 줄이고 충당금을 쌓는 등 리스크 관리를 강화한 영향이 크다는 설명이다.
얼마 전 OK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이 허위 지라시(사설정보지)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PF 대출 부실로 조만간 계좌 지급 정지가 될 것이란 내용이었다. 당시 일부 예금 가입자는 사설정보지를 믿고 예금을 인출했다. 사실이 아니었지만 중도 해지로 금리 혜택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SNS를 통해 돌아다니는 사설정보지만 믿고 예금을 인출해 손해를 본 셈이다.
부동산 경기가 악화하면서 PF 대출 부실이 심화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이 과정에서 확인되지 않은 정보나 소문이 SNS 등을 통해 전파될 수도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예금 잔액이 5000만원 이하라면 먼저 정확한 정보를 파악한 뒤 인출 여부를 판단하는 게 좋다”며 “성급히 예금을 해지하면 그만큼 금리 손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