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부터 전셋값이 매매가의 90% 이하인 주택만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보증보험 가입 요건이 까다로워졌고,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큰 폭 하락하면서 가입 문턱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HUG는 이날부터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 가입 기준을 기존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 100% 이하에서 90% 이하로 강화한다고 밝혔다. 강화된 요건은 HUG 뿐만 아니라 SGI서울보증, 한국주택금융공사(HF) 등에서도 적용된다.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전세보증에 가입하지 못한 임차인은 보증사고 발생 시 경매로 넘어가 보증금을 회수해야 한다. 그동안 전세보증금이 집값과 같은 주택까지 보증보험 가입 대상에 포함한다는 점을 악용해 전세사기가 발생했다는 지적에 따른 대책이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은 전세계약 종료 시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반환해야 하는 전세보증금 반환을 책임지는 보증상품이다. 전세보증금 기준은 수도권 7억원 이하, 비수도권 5억원 이하가 대상이다.
공시가격·실거래가 없는 경우 감정평가액을 통해 보증에 가입할 수 있다. 전셋값이 감정가액의 90%보다 낮아야 한다. 연립·다세대주택 등 이른바 빌라는 감정가액의 81%보다 낮은 경우에만 전세보증에 가입할 수 있다.
주택 가격 산정 때 공시가격 적용 비율도 낮아진다. 작년까지 150%였으나 올해부터 140%로 적용되면서 이달부터 공시가격의 126%(공시가격 적용 비율 140% * 전세가율 90%)까지만 보증보험 가입이 가능해진다. 이 기준은 이날부터 신청하는 신규 보증에 적용된다. 갱신보증은 내년 1월 1일 신청분부터 적용된다.
감정평가 적용방식도 바뀐다. 기존에는 신규·갱신보증 신청 시 주택 감정평가금액을 최우선으로 적용했다. 그러나 이제는 KB시세나 부동산테크, 공시가격 등이 없어야만 후순위로 감정평가금액을 적용하도록 했다. 감정평가 유효기간도 6개월에서 3개월로 단축했다.
다만 기존 전세보증 갱신 대상자에 한해서는 올해까지 적용이 유예된다. 또 임차인이 드는 전세보증과 달리 등록임대사업자가 가입하는 임대보증금보증(임대보증)은 종전 기준인 전세가율 100%가 적용된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7월 중 임대보증의 가입 요건도 전세가율 90%로 강화할 계획이다.
한편 정부는 보증보험의 문턱이 높아짐에 따라 '깡통전세'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증보험 가입이 어렵게 되면, 보증금 미회수 리스크가 커지기 때문에 세입자의 수요가 줄어든다고 봐서다. 깡통전세는 전세보증금이 매매가를 웃도는 집을 말한다. 주로 집값 하락기 혹은 전셋값 상승기에 발생한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