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 후 대우조선 건물 들어간 노조…'업무방해·무단침입' 무죄

입력 2023-04-28 17:00
수정 2023-04-28 17:07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조합(조선하청지회)과 정규직 노동조합(대우조선지회)이 성과급 지급 합의 이행을 요구하며 대우조선해양 건물을 찾아간 행위가 위법하지 않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지난 27일 업무방해와 공동건조물침입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선하청지회 2명과 대우조선지회 2명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들은 2019년 5월 10일 점심시간을 이용해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민주광장에서 열린 하청노동자 성과급 지급 합의 이행 요구 집회에 참가했다. 이후 근로자 200여 명을 이끌고 조선소 내 신뢰관으로 이동해 "성과금을 지급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차량 상부에 달린 음향 장비를 이용해 노동가를 크게 송출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됐다. 근로자들과 함께 신뢰관에 진입한 행위에 대해선 공동건조물침입 혐의를 받았다.

1심 재판부는 기소 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신뢰관에 출입한 행위는 하청업체 소속 조합원들의 근로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출입문에 들어선 때부터 퇴거할 때까지 걸린 시간은 10분이 채 되지 않고 출입 과정에서 다른 작업자들 업무를 방해하거나 물리력을 행사한 바 없이 단지 구호를 외치거나 행진했고 대우조선해양이 명확하게 출입을 저지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 역시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조가 정한 정당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